BK플래닛제공 |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K팝과 뮤지컬이 만나 ‘K-POPSICAL’(K팝시컬)이 탄생했다. 25일 초연하는 ‘The STAGE(더 스테이지): K-POP 아이돌 도전기’이 그 주인공.
대중음악과 뮤지컬의 결합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유행했던 대중음악을 활용한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맘마미아’, ‘올슉업’ 등과 같은 세계적인 히트작이 존재하고 한국에서도 ‘그날들’ ‘광화문 연가’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더 스테이지’는 여기서 더 나아가 K팝과 뮤지컬이라는 두 장르의 이종 교합을 통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무대를 만들었다. 공연의 내용은 물론 사용되는 모든 곡을 K팝 스타일에 맞게 새로 만들었고, 무대마다 화려한 볼거리를 더해 기존의 것들과는 다른 신선한 장르를 예고했다.
K팝과 뮤지컬의 합성어인 ‘K팝시컬’은 무엇일까. 연출을 맡은 신동일 감독은 “제작사인 BK플래닛의 백인권 대표님이 K팝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K팝이 한국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고 폭넓게 공연계와 접목하면 어떨까하는데 시작했다”면서 “‘K팝으로 공연을 올리며 어떻께 될까’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만들어졌다. 뮤지컬에는 음악과 춤, 연기가 다 들어가는 K팝이 중심이 되면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것 같았다. 뮤지컬 넘버가 대신 K팝 노래가 중심이 되는데 공연에 맞게 새롭게 작곡됐다. 처음 도전기다 보니 복잡하고 화려한 공연을 만들기 보다 앞으로 더 발을 대디딜 수 있게 웃음과 감동을 다루고자 해서 아이돌의 성장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더 스테이지’는 남성 아이돌 그룹을 꿈꾸는 5명의 연습생들이 데뷔를 위해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고 실제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 역시 대부분 데뷔 경험이 있는 K팝 아이돌 캐스팅하며 K팝과 뮤지컬의 경계를 낮췄다. C-Crown 출신 서우연(활동명 시우)을 비롯해 매드타운의 송재호(활동명 호) VX의 김동준(시윤), 바시티의 조다원, 싱어송라이터 지석진, ‘보이스 코리아’ 출신 김예준과 ‘미스 트롯’ Top 7의 두리 등이 출연한다.
산 감독은 “아이돌이 데뷔하는 험난한 과정과 그 애환을 작품에 녹이려고 했다. 시장이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실제로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는 힘든 과정을 겪고 어려움이 있다. 연출로서는 희망이라는 게 밝은 곳에만 있는게 아니라 어둡고 어려운 곳에도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면서 “작년 11월에 콘셉트회의를 시작했는데 우리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보자고 했고 자연스럽게 화려한 K팝의 모습이 아니라 아이돌의 성장기를 다루고자 했다. K팝은 이미 완성된 것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안에 있는 내면의 슬픔, 데뷔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런 걸 공연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밝혔다.
‘더스테이지’는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과 곡도 ‘K팝시컬’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다. 뮤지컬이라는 틀에 K팝의 특징이 더해졌으며, 기존 K팝 곡을 쓰지 않고 모두 새롭게 창작했다. 신 감독은 “K팝은 보통 3분 30초 안에서 이루진다. 우리는 하나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만들려고 했다. 뮤직비디오를 쭉 보는 듯한 느낌일수도 있는데 춤과 안무도 거기에 맞췄고 영상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서 “기존에 발표된 곡을 쓸까 했는데,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보니 현재 활동하는 작곡가를 통해 새로운 곡을 작곡해보는 쪽으로 정했다. 11곡의 넘버가 있는데 브랜뉴뮤직 소속의 DJ쥬스가 작곡을 맡았다. 단순히 공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원으로도 발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동일 감독 |
‘더 스테이지’는 거창국제연극제 작품 대상, 연출가상 각종 예술제 수상과 더불어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폐회식 연출부에서 활약한 신 감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라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연출은 창작자의 개념이 크다. 나는 아직 나를 젊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아티스트로 고착화 되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 새로운 걸 찾는 게 연출이란 직업이라서 그렇다. 정형화 될까 두려웠는데 아무도 해보지 않은 장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K팝을 가지고 만들 수 있을까?’, ‘드라마 구성이 될 수 있을까’하는 지점들을 고민했고, 뮤지컬스럽지 않게 만들고 싶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나에게 흥미로운 지점은 아직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과 기대감이다.”
덧붙여 그는 “2009년에 파리에서 유학을 하는데 K팝 덕후들이 있더라. 그 친구들이 불어를 가르쳐주고 나는 한국어를 가르쳐줬는데 K팝의 위력을 느꼈다. 그때부터 가능성을 봤다. 이런 경험도 연출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케이팝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느끼고 있다. 공연도 시대에 맞게 발전 되어야 하고 관객들은 이 시대에 맞는 공연을 원한다. K팝시컬이 그런 시도의 첫 발이 됐으면 하는 거다. 뮤지컬에 세련미를 더하고자 싶다”고 했다.
K팝과 뮤지컬의 만남은 단순히 물리적인 결합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각자 분야 전문가들이 오랜기간 머리를 맞대고 준비했지만 쉽게 화학적 결합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나조차 공연을 오래해 고착화된 부분이 있고 서로 교집합을 만들어내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그는 “회의만 50번은 넘게 했다. 예를 들면 K팝은 3분 30초라고 하면 뮤지컬은 그렇게 긴 곡은 거의 없다. 이런 부분을 협의하는 과정이 어렵기도 하지만 보완해가면서 재밌는 일도 많다. ‘K팝시컬’이라는 공연이 뭔지 아무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길로 가고 있다. 우리는 ‘K팝을 바탕으로 한 공연을 만들자. 아이돌의 성장기를 다루자’는 규칙을 가지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더 스테이지’는 서울 공연을 마치고 이후 지방과 해외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시즌제도 고려하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멤버도 충원하고 여러팀을 만들 계획이다.
신 감독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10대, 20대 팬들, 마니아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 새로운 형식의 공연과 K팝을 향유하는 또 다른 방법과 기회를 줄 수 있다”면서도 “관객들이 새로운 장르를 본 느낌,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본 느낌, 아이돌 시장에 이해가 생겼다면 가능성 있는 작품이다. K팝을 가지고 뮤지컬을 하는데 그 만의 새로운 매력을 신선하게 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즌2도 논의 중인데 현재는 (코로나19로) 힘들지만 앞으로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 산업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성공을 할지 어떨지 모르겠다. 기존에 해 본 공연이라면 가늠이 될 텐데 그렇지가 않다. 실패하든 아니든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다. 최대한 많은 관객을 만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뮤지컬 ‘더 스테이지’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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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K플래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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