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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자식 셋 보는 앞에서… 흑인 아빠, 경찰 총 7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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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 상태에서 총 맞아 중태… 차안에 있던 아이들 총격 목격

조선일보

23일(현지 시각) 오후 미 위스콘신주(州) 커노샤의 한 주택가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운데)가 차량으로 향하자 경찰이 그에게 총을 겨누며 쫓아가고 있다. /트위터 캡처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3개월 만에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또 비무장 흑인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최소 7발의 총성이 울렸고, 이 남성은 등에 여러 발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거세지자 사건이 벌어진 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CNN방송·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는 23일(현지 시각) 오후 커노샤의 한 주택가에서 경찰관의 총에 맞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을 보면 민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인 블레이크는 거리에 주차된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백인 경찰관 여러 명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눴다. 블레이크는 운전석 쪽 차 문을 열고 차량 안쪽으로 고개를 숙였고, 이때 그의 바로 뒤에 접근한 경찰관이 그의 상의를 손으로 잡아끌면서 총을 수차례 발사했다. 영상에는 한 흑인 여성이 쫓아와 발을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면도 담겼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블레이크가 등에 총을 여러 발 맞았다"며 "사건 세부 사항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가정 문제로 현장에 출동했었다는 점 외에 구체적인 총격 배경은 밝히지 않았다. 지역 매체인 커노샤 뉴스는 목격자들을 인용, "블레이크는 당시 두 여성의 싸움을 말리려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총격에 앞서 테이저 건을 사용해 블레이크를 체포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인권 변호사 벤 크럼프는 "당시 블레이크가 타려고 한 차에 그의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며 "아이들은 경찰이 아버지를 총으로 쏘는 장면을 목격했고, 이들은 영원히 트라우마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사건 영상이 퍼지면서 사건 발생 몇 시간 만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결집했다. 이들은 사건 현장에 모여 경찰차를 부수는 등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역 당국은 시 전체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위스콘신주 법무부는 현재 이 사건을 조사 중이며,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은 즉각 휴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포토] 아들 3명 보는데, 흑인 아빠 등 뒤에서 총 쏜 경찰…총성 7번 울렸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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