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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휴가 소진, 애들은 누가 돌보죠? 울고싶은 워킹맘

조선일보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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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휴가 소진, 애들은 누가 돌보죠? 울고싶은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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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재유행 조짐에 전국 유·초·중학교의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 1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17개 시·도 교육청과 등교수업 추진단 회의를 열고 유·초·중학교는 학교 밀집도를 3분의 1 이내, 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26일부터 적용한다.

◇유·초등생 보육 부담 커져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코로나 지역감염이 늘어나면서 유·초등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전국적으로 유·초·중학교 등교 인원이 3분의 1이내로 제한되면 집에서 돌봐야하는 날이 많아지는 데다, 코로나 확산에 돌봄교실을 보내기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맞벌이인 김모(39)씨는 “유치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지만 코로나가 확산되는 시기여서 꺼려진다”며 “휴가를 더 내기도 어려운 여건이어서 휴직까지 고민중”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서울의 한 학부모는 “1학기 때 등교일이 주 1회에 그치다보니 학습 격차가 걱정돼 2학기에는 돌봄교실로 매일 보내려고 했는데, 갑작스런 코로나 확산에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방역을 우려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들은 양치질과 소꿉놀이 등을 금지하며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이들이 모여서 양치하다 침이 튀면 코로나 감염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방학 중 돌봄교실에서는 급식 대신 도시락을 싸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날 강원도교육청은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간 춘천지역 모든 학교의 등교수업을 금지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방학 중인 학교(46곳)를 제외한 76개 학교로 유치원 38곳, 초등학교 23곳, 중학교 11곳, 고등학교 3곳, 특수학교 1곳 등이다. 이날 춘천의 초등학생 2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등 확산 추세를 보이자 긴급회의를 갖고 이 같이 결정한 것이다. 대구광역시는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모든 어린이집 휴원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가족돌봄휴가 비용지원 9월말까지 연장

코로나 확산으로 보육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가족돌봄휴가 지원 기간을 다음달 30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가족돌봄휴가는 올해 신설된 제도로 자녀 양육이나 가족의 질병 등 긴급하게 가족을 돌볼 필요가 있는 경우 연간 최대 10일 쓸 수 있다. 하루 5만원씩 최대 10일까지 가족돌봄 비용(총 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당초 정부는 가족돌봄비용 지원을 1학기까지만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올라가 전국 학교의 등교 인원 제한이 강화되면서 지원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재정 소요 등을 고려해 초등학교 3학년 이하였던 기존 지원 대상을 2학년 이하로 축소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가족돌봄휴가 비용 지원 연장이 보육 부담을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각각 10일씩 총 20일을 쓸 수 있지만 이미 지난 1학기에 상한을 채운 부부는 2학기에는 더 이상 쓸 수 없어 육아휴직이나 퇴직까지 고려해야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 학부모는 “코로나 확산 추세가 언제 잡힐지 기약 없어 육아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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