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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 선발 첫승…김광현 MLB서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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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MBL)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6이닝 무실점은 물론 2루조차도 딱 한 번만 허용하는 호투를 펼치며 '선발투수 DNA'를 입증했다. 또 한 번 같은 날 등판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4경기 연속 호투했지만 팀은 연장승부에서 패했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MLB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89구, 3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따낸 3점을 그대로 지키며 3대0으로 승리해 김광현에게 MLB 데뷔 첫 승을 안겼다.

이날 승리는 제한적인 기회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김광현의 도전정신이 빛난 결과물이다. 김광현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정규시즌 축소와 훈련 장소 통제, 시즌 초 선발 로테이션 탈락 등 MLB 첫해부터 겹친 불운 속에서도 개인 훈련과 철저한 몸 관리로 주어질 기회에 대비했다. 그 결과 처음 두 번의 선발 등판(18일 3.2이닝 1실점)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확실한 선발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2세의 좌완투수는 지난겨울 입단하며 '선발'을 선호하지만 팀이 필요할 때 던지겠다고 말했다"며 "이후 8개월 동안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그 목표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정신적으로도 김광현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선발 두 경기에서 보여준 투구 스타일에서 짐작할 수 있다. KBO 시절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성향이 강했던 김광현은 떨어진 구속 대신 볼 배합과 스트라이크 존 경계를 공략하는 투구를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광현은 좌타자를 상대로는 철저히 바깥쪽 코스, 같은 구종이라도 완급을 조절하며 철저히 맞춰 잡는 승부를 이어갔다.

구속 대신 볼 배합과 제구에 초점을 두는 김광현의 스타일 변화는 포수가 야디에르 몰리나인 만큼 매우 긍정적이었다. 몰리나는 투수 리드, 프레이밍(포구로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능력), 도루 저지 등 수비로는 MLB 레전드 반열에 오를 만큼 뛰어나다. 이날 김광현은 5회 맞은 2루타를 제외하면 2루 주자도 허용하지 않았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중 6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은 건 김광현이 처음이다.

한편 3승째를 노리던 류현진은 호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 1실점(피안타 3개)으로 1선발 임무를 다했다. 토론토는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1대2로 패배하면서 7연승에 실패했다. 이날 처음으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 리즈 맥과이어와 합이 아쉬운 경기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상태"라며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타석당 투구 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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