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아시아나항공 인수협상, 우여곡절 끝에 만났지만…평행선 그대로

머니투데이 주명호기자
원문보기

아시아나항공 인수협상, 우여곡절 끝에 만났지만…평행선 그대로

서울맑음 / -2.0 °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지은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지은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의 모습.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대면협상을 벌였지만 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 전망이 여전히 밝지 않다. 양측의 입장차가 대면협상에서도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HDC현산이 요구하는 재실사에 대한 의견 조정 없이는 협상이 무산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 및 채권단에 따르면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HDC현산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M&A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면협상은 금호산업이 이달 초 먼저 제안했고 HDC현산이 응하면서 성립됐다. 하지만 시작 전부터 이번 협상이 M&A 진전에 물꼬를 틀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여론이 높았다. 금호산업은 '인수종결'을 위해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입장인 반면, HDC현산은 "만나서 재실사 협의를 하자"는 방침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대면협상의 목적이 뚜렷히 달랐던 셈이다.

양사는 대면협상에서 입장차를 재확인하고 기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점적으로 의견을 나눈 아시아나항공 재실사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HDC현산은 인수를 위해 12주 동안의 재실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지만 금호산업은 이미 인수조건이 충족된 상황에서 '시간끌기용' 재실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명백히 했다. 채권단 역시 HDC현산이 요구한 수준의 재실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양사가 의견 조정을 위해 다시 만날지에 주목한다. 산업은행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의 면담을 제안한 상태다. 채권단에서 나서서 HDC현산을 설득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산은은 지난 3월과 6월에도 두차례에 걸쳐 HDC현산 최고 경영진을 만나 M&A 협의를 진행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금호산업이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지연작전으로 보는 만큼 무의미한 협상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추가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린다면 금호산업은 신속하게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금호산업은 앞서 계약해지 통보 마지노선으로 지난 12일을 제시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추가 대면협상 여부 등은 아직 얘기된 게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경영정상화를 진행하게 되는 한편, 금호산업과 HDC현산은 계약금 반환 여부를 둘러싼 소송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컨소시엄을 구성한 미래에셋대우와 전체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원을 계약금 명목으로 지불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이 빠른 시일 안에 진전되지 않는다면 결국 M&A가 무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