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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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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이닝 무실점' 김광현, 우여곡절 끝에 MLB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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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MLB) 데뷔 이후 첫 승리를 거뒀다.

중앙일보

25일 신시내티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 김광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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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23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3구를 던져 안타 3개만을 내주고 삼진 3개를 잡았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 호투했다.

김광현은 빅리그 선발 두 번째 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7회 초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교체됐다. 경기가 그래도 끝나면서 김광현은 빅리그 3번째, 선발로는 2번째 등판 만에 빅리그 첫 승리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에서 1.69로 대폭 끌어내렸다.

김광현은 지난 18일 빅리그 첫 선발경기였던 시카고 컵스와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서 57구를 던졌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홈 개막전에서 첫 세이브를 신고한 후, 20일 넘게 등판하지 못해 투구 수를 조절했다.

23일 신시내티전에서는 80구 정도, 5이닝 투구가 예상됐는데 김광현은 효율적인 피칭을 하면서 6회까지 마운드에 올라올 수 있었다. 6회 초 선두타자 카일 팔머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불안했지만, 1번부터 3번까지 조이 보트와 닉 카스테야노스 맷 데이비슨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냈다. 뛰어난 투수의 덕목이라고 여기는 6이닝을 던졌다.

김선우 해설위원은 "선발 두 번째 경기 만에 6이닝을 소화한 것은 정말 대단하다. 첫 승까지 따내면서 세인트루이스 구단 내에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광현이 이날 얼마나 벼르고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그가 미국 진출 후 최고의 피칭을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이다. 자유계약(FA) 신분이 아닌 김광현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미국 진출을 놓고 KBO리그 친정팀 SK 와이번스와 갈등을 빚었다. 김광현의 미국행을 응원하는 여론이 커졌고, SK도 김광현의 꿈을 위해 미국행을 허락했다.

그토록 원하던 빅리그에 진출했지만, 코로나19로 MLB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졌다. 그는 한국에 오지 않고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머물다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해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주변엔 아는 이들이 없었고, 훈련 환경도 조성되지 않아 많이 외로워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가족을 데려오지도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7월말 정규시즌 개막이 확정되면서 김광현의 꼬인 빅리그 생활이 풀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선발투수 보직을 얻지 못하고 마무리투수 임무를 맡았다. 지난 2007년 KBO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한 번도 선발 투수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평생 선발 투수로서 몸 관리를 하고 경기 준비를 했던 김광현이 불펜 투수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전에서 9회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안타 2개를 맞는 등 힘겨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세인트루이스 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경기 일정이 취소됐다. 그게 전화위복이 됐다. 선발투수 2명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김광현이 선발로 옮겼고, 드디어 빅리그 첫 승을 챙기게 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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