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옐로우 시티 "장성"
- 10억 송이 노랑꽃과 편백 향이 기다린다
- 코로나 블루로 지친 몸과 맘 달래
- 축령산 편백 숲에 ‘하늘숲길’ 조성
- 필암서원, 언택트 문화유산 관광지로 지정
- 코로나19로 무산된 가을축제 예산 수해복구 비용으로
장성 축령산 편백숲 (장성 치유의 숲) / 편백나무, 삼나무 등 침엽수림에서 방출되는 피톤치드는 심신이 맑아져 스트레스가 해소되며, 인체의 심폐기능 강화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키뉴스] 전남 장성 ·곽경근 대기자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등등하다. 전 국토를 물에 푹 담가 놓고 많은 피해를 입힌 긴 장마에 이어 폭염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국민들은 하루하루 지쳐만 간다.
- 코로나19로 무산된 가을축제 예산 수해복구 비용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는 2차 팬데믹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고 3단계 대응책을 준비한다. 어디도 가지 말란다.
언제 상황이 좋아져서 답답한 도심을 벗어날지는 모르지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그 날이 오면 ‘코로나 블루’로 쇠락한 몸과 마음을 달래 줄 ‘웰니스 여행 일번지’로 전남 장성을 추천한다.
조선시대에는 필암서원, 고산서원, 봉암서원 등 곳곳에 서원이 세워지면서 호남을 대표하는 유림의 고장으로 이름을 높였다. 흥선대원군은 조선 8도를 평가하면서 장성을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학문으로는 장성만 한 곳이 없다)’이라 일컬었다.
옐로우시티란 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뜻한다.
장성은 한국의 전통색인 오방색(적, 청, 황, 흑, 백)의 중심에 황색이 자리하듯 지리적으로도 호남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장성은 육지 속 바다로 불리는 장성호를 비롯해 축령산 편백 숲과 세계문화유산인 필암서원, 남창계곡, 홍길동테마파크, 금곡영화마을 등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면서도 관광지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컬러 마케팅은 유두석(70) 군수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영국 유학 시절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를 유심히 살폈던 경험을 떠올려 ‘무색도시 장성’의 색칠하기에 들어갔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황룡강(黃龍江)이 ‘옐로우 장성’의 시작점이 되었다. 꽃과 나무로 도시를 디자인하고 노란색과 해바라기의 상징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함께 도시 전체를 노랑을 중심으로 노랑이 돋보이는 도시로 만들어 갔다.
군은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황룡강변 3.5㎞ 구간에 황화코스모스, 핑크뮬리, 천일홍, 국화, 해바라기 등 10억 송이 꽃길을 조성하고 매년 10월 ‘황룡강 노란 꽃잔치’ 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만 명이 넘는 방문이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옐로우시티는 단순히 건물의 외벽과 공공시설에 노랗게 칠하고 노란꽃을 심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고 후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라며 “옐로우시티와 함께 장성호, 축령산, 백양사 등 관광자원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성군은 코로나19와 수해복구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황룡강을 관광산업의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해 기반시설 확대 작업은 예정대로 이어갈 방침이다.
황룡강 주변에 오색 정원을 꾸미고 물빛공연장, 플라워터널 등을 만들어서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만들 야심 찬 계획도 추진 중이다.
황룡강과 함께 장성군이 중점 관광자원으로 삼고 있는 곳이 축령산과 백양사다.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나무 조림지인 축령산을 ‘편백 힐링특구’로 지정해 ‘호남의 알프스’로 가꾼다는 구상이다. 내장산국립공원에 있는 ‘천년고찰 백양사’의 ‘장성’ 이름 찾기에도 나선다. 백암산이 포함돼 있는 내장산국립공원을 ‘내장산·백암산 국립공원’으로 명칭을 바꾸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저수량이 1억㎥에 달해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장성호는 수변 100리길 34㎞ 구간 중 현재 좌측(출렁길)이 8.4km, 우측(숲속길)이 2.6km 등 11㎞를 새롭게 단장하고 출렁다리 2개소도 설치했다.
탁 트인 장성호의 아름다움을 수면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옐로우 출렁다리’는 장성호 수변길 1.2km 지점과 2.7km 지점을 연결해 준다. ‘옐로우 출렁다리’에서 1km정도 더 걷다 보면 올해 6월 새롭게 개통된 ‘황금빛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장성에는 이 외에도 세계문화유산인 필암서원을 비롯해 홍길동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홍길동 테마파크가 있다.
필암서원은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코로나19를 피해 전국 각지의 문화유산을 감상하면서 언택트 휴가를 즐길 수 있는 7개의 ‘한국 문화유산 방문코스’의 한 곳으로 지정되어 있다.
백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양사는 1,400여 년 전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여환스님이 창건한 고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로 호남 불교의 요람이다.
마을 담벼락마다 반고흐 그림이 가득한 북이면 벽화거리도 볼거리다. 장성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있지 않지만 전국 잔디 생산의 62%를 차지하는 잔디 주산지로 노랑만큼이나 싱그런 녹색은 덤이다.
장성의 명소를 구석구석 둘러보면서 노랑과 역사문화에 흠뻑 취한 후에는 지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편백과 삼나무 인공조림지인 축령산을 찾아보자.
오늘날 숲은 휴식을 넘어 어엿한 치유의 공간이다.
지난여름 폭우와 폭염 코로나에 지친 우리에게 숲은 ‘수고했다’ 등 두드려주며 청량한 공기와 면역력을 높여주는 피톤치드 향을 무한 제공해 줄 것이다. 언택트 공간인 숲은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 해주는 나만의 초록 공간이다.
숲속에 들어서면 쭉쭉 뻗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편백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 향이 삼림욕 최적의 장소로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치유와 평안이 숲이다.
축령산 인근 방장산(743m) 숲속에 자리한 ‘국립장성숲체원’도 방문해 보자.
국립 장성 숲체원은 산림치유와 산림교육을 함께 하고 있다. 산림치유는 축령산 ‘치유의 숲’에서, 산림교육은 방장산에서 진행하고 있다. 김종연 국립 장성 숲체원 원장은 “편백 숲이 울창하고 완만한 숲길이 많은 축령산은 산림치유에 적합하고, 활엽수림이 발달하고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방장산은 산림교육 장소로 알맞다”고 말했다.
‘웰니스 관광지’란 참살이(Well-being)와 행복(Happiness)을 합친 말로 최근 여행 흐름이 바뀌며 각광 받고 있다. 한방, 힐링(치유)‧명상, 뷰티(미용)‧스파, 자연‧숲치유 4가지 테마로 분류되며 국립장성숲체원은 그 중 자연·숲 치유 분야의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장성군은 산림청과 손을 잡고 축령산 등산로 일대에 총 38억 원 규모의 ‘축령산 하늘숲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10월 말 실시설계가 마무리될 예정이며, 올해 착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업 구간인 치유의 숲 일원에 수목 분포에 따라 최고 10m 높이로 조성될 예정인 ‘하늘숲길’을 비롯해 전망대와 쉼터, 목교, 포토존 등을 설치한다.
특히 하늘숲길은 숲속이 아닌, 숲 위를 걸을 수 있는 체험과 수려한 전망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높다.
장성호 수변길과 수변길마켓이 22일부터 폐쇄되는 등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갑자기 입장이 제한되거나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방문하기 전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건 필수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 장성군‧국립장성숲체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