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전당대회 사흘째… 부통령 공식 지명
加州 첫 여성 법무장관 지내… 11월 승리 땐 첫 여성 부통령
오바마 “트럼프, 일엔 관심없어…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
힐러리 “무슨 일 있어도 투표를”… 펠로시 등도 연설… ‘여성파워’ 과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 센터에서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AFP연합뉴스 |
미국 민주당이 화상 전당대회 사흘째인 19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56)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조 바이든(78) 전 부통령이 전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데 이어 정·부통령 후보 지명절차가 완료됐다.
해리스 의원은 유리천장을 깨고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자리에 올랐다.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 헌정 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첫 흑인 부통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해리스 의원은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며 “흑인이든 백인이든 라틴계든 아시아계든 원주민이든 우리가 공통으로 원하는 미래를 이뤄가기 위해 우리 모두를 통합시킬 대통령이 필요하다. 조 바이든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의원은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시아계로도 첫 여성 부통령 후보인 셈이다. 검사 출신인 그는 2010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흑인과 여성을 통틀어 첫 법무장관에 선출됐고, 2016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해리스 의원과 재혼한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는 대형 로펌 ‘DAL 파이프’를 휴직하고 외조에 나섰다. 엠호프는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해리스 의원과 포옹한 뒤 바이든 전 부통령 부부의 축하를 받으며 행사 마지막을 장식했다.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19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와 남편 더글러스 변호사(왼쪽),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오른쪽)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를 하며 한 무대에 서 있다. 윌밍턴=AFP연합뉴스 |
당초 이날 마지막 연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는데, 해리스 의원에게 순서를 양보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 취급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4년 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만났던 때를 회상하며 “그는 일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진행자로 인기를 모았던 이력을 겨냥해 대중의 관심을 얻는 데에만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트럼프는 그 일(대통령직)에 맞지 않았다”며 “실패의 결과는 참혹했다. 미국인 17만명이 죽고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자랑스러운 세계적 평판이 심히 손상됐으며, 민주적 제도가 전에 없이 위협받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미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16년 대선 시 전국 득표에서 280만표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74표 뒤져 트럼프 후보에게 패배한 쓰라린 경험을 꺼내들었다. 그는 연설에서 “4년 동안 사람들은 내게 ‘그(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깨닫지 못했다’, ‘다시 돌아가서 그것(투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투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하라”며 “우리의 삶과 생계가 걸린 것처럼 투표하라”고 선거 참여를 촉구했다.
첫 흑인여성 후보의 수락 연설에 초점을 맞춘 듯 힐러리뿐 아니라 첫 하원 여성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원, 최초의 히스패닉 여성 주지사인 미셸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 등이 줄줄이 찬조연설자로 나서 ‘여성파워’를 과시했다.
민주당은 20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로 대미를 장식하고 나흘간의 전당대회를 마무리한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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