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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흑인여성 부통령 나오나…美민주, 부통령 후보에 해리스 공식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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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민주당 전당대회서 부통령 후보 공식 지명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 비판…“통합 위한 대통령 필요"

“트럼프 리더십 실패로 美혼란…바이든이 바꿔줄 것”

이데일리

카멀라 해리스 미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CNN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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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새 역사를 썼다.”

미국 민주당이 19일(현지시간) 전당대회 사흘째를 맞아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해리스 의원을 공식 지명하자 CNN방송은 이같이 평했다. 해리스 의원은 50대의 젊은 정치 신인으로, 유색인종이자 첫 여성 부통령 후보다. 해리스 의원은 오는 11월3일 미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맞서게 됐다.

지금껏 미국에서 여성이 부통령직을 수행한 적은 없었다. 과거 두 차례 지명 사례(1982년 민주당 소속 제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 2008년 공화당 소속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있지만 실제 당선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해리스, 정권교체 필요성 강조…“지금은 변곡점”

해리스 의원은 이날 부통령 후보 공식 지명 직후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고,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화상연설에서 “우리는 변곡점에 있다”며 “(트럼프 정권의) 끊임없는 혼란이 우리를 표류하게 한다. 무능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냉담함이 우리를 외롭게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그들은 우리가 투표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까? 왜 우리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고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할까? 우리가 투표할 때 상황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무언가 더 나은 다른 것을 가져다주는 대통령, 그리고 중요한 일을 하는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인종·성별·지역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

해리스 의원은 강렬한 저격수 이미지 등의 측면에서 공화당의 대선주자인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약점을 메워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도 자신이 젊은 흑인·아시아계 여성이자 서부 출신의 진보 성향 정치인임을 상기시켜 인종과 지역,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해리스 의원은 “나는 어머니가 가르쳐 준, 보이는 대로가 아닌 신념에 따라 걸으라는 말, 수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온 비전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어떻게 보이든, 어디에서 왔든, 우리가 누굴 사랑하든 간에 상관없이 모두 환영받은 사랑받는 지역사회로서의 미국에 대한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눈이 없지만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 정확히 안다. 이것만은 분명히 하자. 인종차별주의를 위한 백신은 없다. 우리가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 의원은 “흑인, 라티노, 원주민이 불균형하게 고통을 겪고 죽어가고 있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체계적 인종차별주의의 영향”이라고 지적한 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와 응급의료 요원 브레오나 테일러 등을 호명했다.

그러면서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기엔 너무 많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우리는 법 아래에서 평등한 정의라는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자유로울 때까지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리스 의원은 또 “미국은 모든 인간이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존중과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근본적인 믿음으로 단결된 나라다. 서로를 생각해주고, 하나로서 흥망성쇠하고 우리의 도전에 직면하며 승리를 자축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오늘날 그 나라가 멀게 느껴진다. 도널드 트럼프 리더십의 실패로 생명과 생계 수단이 희생됐다”며 “지금 우리에게는 비극을 정치적인 무기로 바꾸는 대통령이 있다. 조는 도전 과제를 목적으로 바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전날 연설보다 훨씬 더 총기 폭력, 기후변화, 이민·인종문제, 성폭력 및 가정폭력 등을 다루는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재결합시켜달라는 가족애에 대한 호소력이 짙은 연설이었다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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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왼쪽)과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 (사진=바이든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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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흑인 여성 상원의원…현실판 ‘아메리칸 드림’

해리스 의원은 흑인·인도계 소수 유색 인종이지만, 미국판 ‘엄친딸’이다. 경제학 교수인 아버지는 자메이카 출신 흑인이며 인도 출신 아시아계인 어머니는 유명 과학자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검사 출신으로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올라 첫 흑인 여성 장관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7년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현재 상원 의원 중 유일한 흑인 여성이다. 수차례 유리천장을 깨며 정치적 ‘새역사’를 다시 써왔던 셈이다.

‘지역 안배’ 차원에서도 이점이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동부 펜실베이니아주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이다. 해리스 의원은 서부 캘리포니아주 출신이다. 그가 진보 색채를 자처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온건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외연을 넓혀줄 수 있다는 평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50대 나이도 해리스 의원의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저격수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세를 가할 때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있어 그를 가장 어울리는 파트너로 만든다. 정치적 입지가 약했던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6월 말 민주당의 대선 경선 1차 TV 토론에서 유력주자 바이든 전 부통령을 거세게 압박해 궁지로 몰았고 이 덕에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61) 부통령이 백인 남성 조합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인 흑인, 아시아계에 더해 여성 표심까지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전역을 달군 흑백 차별 항의 시위 여파로 주가가 한층 높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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