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중국 동영상 전문 소셜미디어 ‘틱톡’ 매수 논의에 착수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 소셜미디어 트위터에 이어 오라클까지 인수전에 합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미국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틱톡의 매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FT에 따르면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틱톡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 측과 사전회의를 갖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그리고 뉴질랜드 내 틱톡 사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오라클은 이미 제너럴 애틀랜틱과 세콰이어 캐피털 등 바이트댄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들과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인수 의향을 가장 먼저 밝힌 곳은 MS다. MS는 2일 홈페이지에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MS의 틱톡 미국 사업부 인수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9월 15일 전 인수에 대해 마무리를 지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이후 트위터가 틱톡과 합병 협상에 착수했다고 밝혔고 이제 오라클까지 인수전에 가세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라클의 기업가치는 1660억 달러(약 197조 원)에 달한다. 5월 말 기준 오라클의 현금자산은 430억 달러(약 51조 원)다. 게다가 646억 달러(약 77조 원)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 엘리슨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자다. FT는 백악관이 MS보다 오라클의 인수를 더 지원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오라클의 등장으로 MS의 협상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인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겨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미국 내 틱톡 사업체 매각을 강요해 왔다. 앞서 6일에는 바이트댄스가 45일 이내에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14일에는 기간을 연장해 90일 안에 틱톡 의 미국 자산을 모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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