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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상승세 타는 증권주-동학개미 덕분에 ‘웃고’…사모펀드는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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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가 모처럼 상승기류를 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8월 12일 655.16을 기록했다. 3월 23일 333.99를 기록하며 연중 저점을 찍은 후 반등했다. 저점 대비 무려 96.2% 뛰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권주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증시 반등과 동학개미운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국내 증권사 상당수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탓이다. 주식과 ELS(주가연계증권)를 비롯한 파생상품 등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이게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2019년 1분기에 비해 64% 급감했다.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과거 증권사를 먹여 살리다시피 한 IB 부문이 직격탄을 맞은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증시가 흔들리며 기업공개(IPO) 시장은 위축됐고 오프라인 활동과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며 대체투자 부문에서 신규 투자가 급감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1분기 말부터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점이 반전의 단초가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코스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30% 급증했다. 거래대금 증가는 브로커리지(중개) 수수료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이 밖에 SK바이오팜이 IPO 대박을 터뜨리고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대어급 기업이 상장을 예고하며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는 점,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 증시가 다시금 우상향곡선을 그렸다는 점 역시 증권주에 힘을 실어줬다.

매경이코노미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유입되며 증권주가 상승기류를 탄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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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효과’ 하반기 지속 기대

▷해외 대체투자 재개 여부는 변수

다만 하반기에도 강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인해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인 사안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구조적인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며 일평균 거래대금은 하반기에도 10조원 후반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본다.

세금 부담이 완화됐다는 점 역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만들어줄 확률이 높다. 7월 정부는 ‘2020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주식 양도차익 공제 금액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고 증권 거래세를 0.02%포인트 인하하는 시기를 2022년에서 2021년으로 앞당긴다는 내용을 담았다. 투자 손실 금액을 이익에서 빼주는 제도인 결손금 이월공제 허용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6월 말 발표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에 비해 세금 부담이 줄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주식 양도소득세 도입 발표 이후 개인투자자 투자심리 위축과 거래대금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7월 세법 개정안 발표를 통해 걱정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B 해외 대체투자 부문 회복 여부는 여전히 변수다. 해외 대체투자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해외 실사가 필수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기 전까지는 사업이 활기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이슈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사안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판매 금액이 큰 증권주는 배상금 지급 문제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주식 1등 미래대우 눈길

▷개미 점유율 높은 키움증권도 유망주

호재와 악재가 혼재하는 가운데 상승 기류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 받는 종목은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주식 거래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 해외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추산된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 브로커리지 마진은 5bp(0.05%)가 채 안 된다. 해외 주식은 20bp 이상으로 국내 주식보다 네 배 이상 높다. 해외법인이 국내 웬만한 대형사 수준의 수익성을 보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며 미래에셋대우를 증권 섹터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최근 실적도 돋보인다. 2분기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이익 3871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47.9%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041억원으로 38.6% 늘었다. 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한 2017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주가 흐름 또한 긍정적이다. 3월 23일 3595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저점을 찍은 후 8월 12일 9380원까지 뛰었다. 저점 대비 상승률이 무려 161%다.

키움증권은 개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높다. ‘동학개미운동’ 최대 수혜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적 역시 고공 행진한다. 2분기 영업이익 3140억원, 순이익 221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380.9%, 317%나 성장했다. 장효선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LS나 부동산금융 등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부문 노출도가 낮다는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사안”이라며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올렸다. 8월 12일 종가는 11만3000원, 연중 저점(3월 23일 5만2600원) 대비 상승률은 115%다.

NH투자증권은 IB 부문에서 발군의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다. 박혜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해 IB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SK바이오팜, 드림씨아이에스 등 굵직한 딜(deal) 주관을 맡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에서도 다수의 딜을 수행하며 채무보증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늘었다”고 분석했다. 단 옵티머스 펀드 배상은 리스크 요인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로 약 43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배상금액이 3분기 실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와 삼성증권 역시 예의 주시할 만한 종목으로 꼽힌다.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했으나 반등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개인 브로커리지 부문 성장과 글로벌 증시 회복에 따른 운용수익 회복이 전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한창이라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2대 주주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 기업가치는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분율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 상장 시 약 3조원의 가치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사모펀드 판매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대우와 더불어 해외 주식 중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도 눈여겨봄직하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해외 주식 브로커리지 부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해외 투자에 적극적인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고 이들 대부분은 수수료율이 높은 오프라인 거래를 선호한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 주식 부문에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배당 성향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8월 12일 종가는 3만3000원으로 저점(3월 23일 2만800원) 대비 58.7% 뛰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2호 (2020.08.19~08.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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