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 1500만회 기록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쓴 의사 이낙준
한국대병원 수익률 1위는 장례식장, 2위는 주차장, 3위는 식당. 신경외과 매출이 4위에 오르자 병원장은 감탄한다. "대단하군요. 식당과 비슷할 정도라니!"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중 병원 부대 수익으로 의료 적자를 메우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비인후과의 이낙준(35)씨가 쓴 이 소설은 네이버 누적 다운로드 1500만회를 기록하며 웹툰화되고, 최근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다.
소설은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신기(神技)에 가까운 수술 실력을 갖춘 의사 '백강혁'이 오면서 시작된다. 환자를 살리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아 일명 '난폭한 천사'로 불린다. 독자들은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고 나발이고 일단 사람부터 살려' '사람 살리는 일에 무슨 승인이 필요합니까?' 같은 속이 뻥 뚫리는 대사에 열광했다.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중 병원 부대 수익으로 의료 적자를 메우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비인후과의 이낙준(35)씨가 쓴 이 소설은 네이버 누적 다운로드 1500만회를 기록하며 웹툰화되고, 최근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다.
소설은 한국대병원 중증외상센터에 신기(神技)에 가까운 수술 실력을 갖춘 의사 '백강혁'이 오면서 시작된다. 환자를 살리는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아 일명 '난폭한 천사'로 불린다. 독자들은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고 나발이고 일단 사람부터 살려' '사람 살리는 일에 무슨 승인이 필요합니까?' 같은 속이 뻥 뚫리는 대사에 열광했다.
이낙준씨는 웹소설 수익 일부를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했다. 그는 “이국종 교수님이 계신 아주대병원에 기부하려 했더니 ‘돈 들어와도 외상센터가 아닌 데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해 바꿨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
14일 만난 이낙준씨는 "우리나라 중증외상센터가 의사 개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굴러가고 있기 때문에, 마블 영화에 나오는 히어로(영웅)급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저도 외과를 가고 싶었지만 누군가의 생사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이 무서워 선택하지 못했어요. 그 부채 의식이 남아있어서인지 소설 속에서 닥터 헬기가 늘어난다거나 외상센터 지원이 늘어나는 장면을 쓸 때 제일 신났죠."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돌발 상황을 촘촘히 배치한 수술 장면은 무협지처럼 박진감이 넘친다. 해외 사례까지 찾아가며 생생한 수술 장면을 만들었지만, 극의 재미를 위해 비현실적인 수술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주인공 백강혁은 흔들리는 헬기에서 두개골을 열어 수술하고, 치사율 100%에 가까운 심장 파열에도 기지를 발휘해 환자를 살려낸다. "소설 쓰기 전엔 의학 드라마를 보면 오류부터 보였는데, 써보니까 어쩔 수 없더라고요(웃음)."
4년 전부터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웹소설은 재미가 없으면 바로 외면당하기 때문에 정글과도 같다"면서 "밑바닥부터 시작해 조금씩 독자들이 늘어날 때 성취감이 굉장히 컸다"고 했다. "한때 신춘문예용으로 단편소설을 써보기도 했어요. 대학에서 문학상을 받았던 친동생한테 '피가 섞이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소설'이라는 평을 듣고 단념했죠. 요즘은 동생이 웹소설을 써보겠다고 나서서 상황이 역전됐어요."
요즘은 진료 시간을 줄여서 매주 3일은 8시간씩 글만 쓴다. 웹소설 수입이 진료로 버는 수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기계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써요. 웹소설이랑 잘 맞는지 글 쓰는 일로 스트레스 받아본 적이 없어요."
친구들과 함께 65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도 운영한다. 의학 상식을 재밌게 알려주는 채널로 인기를 끌어 작년에 팬미팅까지 열었다. "의사 팬미팅이라고 건강 상식을 알려줄 수도 없고…. 뭘 할까 고민하다가 노래도 부르고, 인생 상담도 했죠. 건강 관련 내용이라 40~50대 구독자를 예상했는데, 의외로 나이 어린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소설이든 유튜브든 목표는 의학의 대중화다. "의학에 대한 관심은 넘쳐나는데 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사람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대중 과학이라는 말은 있지만 대중 의학은 없잖아요. 나중엔 취미로 신체 기관이나 해부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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