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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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매도 금지 연장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이재명 경기도 지사다. 이 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고 국내외 경제회복도 여전히 요원하다. 국내 금융시장은 예상하지 못한 글로벌 변수에 의해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를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추가 연장해야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지사는 “공매도는 버블 위험을 견제해 장기적으로 시장 효율성을 제고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시장 유동성의 개선도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제도의 잠재적인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그간에 공정하지 못한 제도로 악용된 측면이 있었다”고 썼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들 비중(거래대금의 70% 이상)이 높은 시장이며 외국인 투자점유도 높은 시장이다. 무차입 공매도 규제, 업틱룰(Up-tick rule·호가 제한 규정) 예외 조항 개선, 개미들의 공매도 접근성 강화 등 토론과 협의를 통해 불합리한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공매도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찬반 토론을 팽팽히 이어갔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교수는 “공매도 금지의 계기가 된 코로나19가 올해 끝나기는 어려우니 내년 정도까지 (금지 조치를) 연장했으면 한다”며 “이번 금지 조치 이후 주식시장을 떠받친 건 개인인데, 만약 지금 공매도가 재개되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거나 해외로 다시 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축구 경기 중 양손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기관이 공매도를 활용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반면 개인의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주장했다.
거래소가 13일 주최한 공매도 관련 공청회/한국거래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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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매도의 순기능을 고려할 때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매도는 증시 거래량을 늘리고 고평가된 종목의 거품을 빼 다른 종목으로 투자금이 흘러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매도를 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고은아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상무는 이날 “공매도 금지 조치 후 외국계 투자사 가운데 공매도를 활용한 기업의 거래가 확연히 줄었고 투자 제한이 덜한 다른 시장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와 주가 변동성, 거래량 등 인과관계에 대한 실증적 규명이 없었다"며 "실증적으로는 공매도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에도 국내 주식을 저가에 쓸어담았다. 하락장에서 과도한 매도를 부추겨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공매도가 금지되자 마음놓고 ‘동학개미운동’에 참전한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대거 증시에 유입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연저점(3월19일) 대비 60% 넘게 상승했다. 외국인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코스닥 지수는 저점대비 두배 가량 상승해 주요국 주가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다시 재개될 경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세력이 다시 등장해 주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공매도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글/청와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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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에서도 공매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뜨겁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달들어 공매도 폐지를 촉구하는 글들이 3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지난 10일 ‘허위사실 유포 기사까지 발행하는 공매도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는 청원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언제까지 소액주주들은 공매도하는 세력들에게 당하기만 하고, 피눈물을 흘려야 하느냐”며 “정말 이러고도 공매도가 주식시장에 필요한 제도인가. 공매도 제도 제발 폐지해달라.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공매도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썼다. 13일에는 ‘그들은 이번에도 대통령을 속일 겁니다. 공매도의 불법성, 공매도는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대통령님. 그들은 이번에도 대통령님을 속이려 할 것입니다. 그들이 공매도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이유를 진정 모르겠냐”며 “법도 없고, 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 힘도 없고, 빽도 없는 저는 공매도가 무섭기만 하다”고 썼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매도를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매도 제도는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공매도 투자자별 비율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전체의 59.09%, 기관이 40.07%로 절대 다수였다. 개인 투자자 비율은 0.83%에 불과했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빌리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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