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연구진 전 세계 코로나19 오정보 분석
"소·낙타 똥 먹어라" "염산 뿌려라" 낭설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항의하는 미국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고농도 알코올을 마시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죽는다는 등 잘못된 정보를 따라 하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800명이 목숨을 잃고 5천800여명이 병원 신세를 진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의 열대의학·위생학회(ASTMH)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발간한 학술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인포데믹과 공중보건상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논문 제작에 참여한 다국적 연구진은 코로나19 관련 오정보와 이것들이 공중보건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작년 12월 31일과 올해 4월 5일 사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각종 웹사이트에 올라온 코로나19 관련 잘못된 정보는 총 2천311개로 파악됐다.
이들 오정보는 25개 언어로 작성됐으며 87개국에서 유통됐다.
오정보의 89%는 '코로나19를 치료하려면 알코올이나 표백제를 마셔라'든가 '염산을 뿌리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목구멍을 촉촉이 유지하고 매운 음식을 피하라'는 등 엉터리 내용이었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소와 낙타의 대소변을 먹으라는 낭설도 있었다.
나머지 오정보 가운데 7.8%는 코로나19가 생물무기나 백신·약 판매용으로 만들어졌다는 등의 음모론이었고 3.5%는 의료진이나 특정 인종에 오명을 씌우거나 사회적 낙인을 찍는 내용이었다.
오정보는 공중보건뿐 아니라 목숨도 위협했다.
특히 대표적으로 '고농도 알코올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지켜주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인다'는 낭설 탓에 세계적으로 피해자가 크게 늘었다. 60명은 알코올 등을 잘 못 마셔 실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논문은 "개인뿐 아니라 단체가 오정보를 따르기도 한다"면서 지난 3월 한국의 한 교회가 코로나19를 예방한다며 예배 참석자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려 100여명의 감염자가 나온 사례를 언급했다.
연구진은 "오정보가 과학적 지침보다 앞서 적용된다면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 SNS 업체들은 오정보가 유행하는 '인포데믹'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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