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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IT과학칼럼] 성공적 K-방역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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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길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형국은 끝을 알 수 없도록 일상을 지치게 하면서도 새로운 생활방식을 만들고 있다. 지난 8월 10일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가 2000만명에 이르렀고 사망자가 7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간간이 백신과 치료제의 소식이 들려오긴 하지만 감염 재난이 끝날 전망보다는 더 강한 2차 세계대유행(팬데믹) 예측이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을 견뎌내며 우리나라 방역(K-방역)의 성공적인 수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월 재난 초기 한때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확진자를 기록하던 위기가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내외로 봉쇄 조치 없이 감염병 통제에 성공, 반년이 지난 현재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로 각각 세계 75번째와 73번째에 있다. 방역 성적으로는 OECD 33개 국가 중에 단연 압도적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지속가능 개발 보고서 2020’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치사율이 5.0이고, 감염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인 재생산지수가 0.76명으로 가장 낮았으며 효율성 지표가 0.63으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아 종합지수에서 독보적인 1등 국가로 평가받았다.




여러 차례 감염병을 겪으며 공중보건 체계를 잘 준비했으며 투철한 책임감과 봉사정신으로 무장한 의료인이 이끌고,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방역수칙을 성실히 지켜온 국민 모두가 일궈낸 합작 수행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러한 K-방역의 가치는 국민경제와 시민의 일상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재난을 통제했다는 면에서 빛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의 복원력과도 관계한다. 감염 재난이 오기 전 FM 세계 회복탄력성(resilience)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37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에서도 홍콩, 싱가포르, 일본, 대만의 뒷자리에 있었지만 이번 K-방역의 성공사례는 국격을 올릴 계기가 될 수 있다.

K-방역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 방역제품의 신용도 높이게 됐으니, 이 기회에 방역 관련 산업을 일으켜서 재난 위기를 경제부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발 빠른 진단 대응은 팬데믹의 위기에 빛났고 결국 국산 진단키트가 전 세계로 수출되는 기회로 이어졌다. 진단키트를 필두로 우리가 넘보기 힘들었던 의료기기 및 방역물품시장이 열리게 됐다. 마스크를 필요로 하는 나라에 믿을 만한 제품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이번 K-방역의 브랜드 가치를 신산업화하는 효자 역할을 할 것이다. 멸균기와 함께 재사용 가능한 품질 좋은 마스크를 수출하면 대규모 사업장의 보건과 비용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다. 특히 동남아와 아프리카, 남미와 같이 한국과의 교역에 호감이 있는 대상으로 시장을 열고 이어서 미국, 유럽으로 진출한다면 반도체와 자동차시장을 합한 규모라는 의료기기와 방역물품시장 진출에 물꼬를 트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 창의적인 설계와 소재, 부품, 장비 부문의 제조업 기반기술과 첨단 정밀 제작기술, 전자기술 등을 접목해 스마트방호복, 안전하고 쾌적한 환자 이송장치와 선별진료소와 치료, 격리병동에 관련된 요소기술을 개발하면 의료기기를 선점한 거대 회사들을 제치고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해볼 만한 도전이 될 것이다.

전화위복의 K-방역으로 조선과 반도체, 전자통신 기술이 이룩한 세계제패 성공의 가도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배충식 KAIST 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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