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마이크를 넘겨주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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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수해 복귀를 위해 추진했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이 잠정 보류됐다. 2조6000억원 규모가 예비비가 남은 가운데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액이 1조원 이내에서 추산되는 점을 고려했다. 여당을 ‘설득’ 하기 위한 정부 측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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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4차 추경' 시기상조…이틀새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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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1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 결과 4차 추경은 추후에 판단하기로 결정했다. 예비비 등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당장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뜻을 모았다.
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수해 복구 관련 기정 예산과 예비비 규모를 ‘3조 플러스 알파’(3조+α) 수준으로 판단한다. 지방자치단체에도 재난보호기금 형태로 2조4000억원 규모의 가용 자금이 있다고 본다.
불과 이틀새 ‘반전’이 이뤄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단위 폭우로 피해가 극심하다며 4차 추경이 시급하다고 군불을 지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휴가 기간 멈췄던 고위 당정청 협의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4차 추경 등 제반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를 향한 직접적인 메시지도 나왔다. 박광온 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재정건전성) 부담 때문에 피해를 모른 척하는 게 이해 안 되지 않나”라며 “정부가 할 일”이라며 잘라 말했다.
여당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해 정부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고위 당정청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설득 과정들이 나름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추경 가능성이 언급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예산도 상당하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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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 1조원 이내 정리, 재난지원금 상향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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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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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피해액 규모가 잠정 집계되면서 ‘반전’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2일 오전 기준 이번 수해로 인한 피해액을 약 5000억원 수준이라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향 조정되는 재난지원금 기준을 적용해도 남은 예비비 등으로 충당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주택이 침수된 경우 기존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사망 피해 시 1000만원에서 2000만원 등으로 재난지원금 기준이 인상된다.
강 대변인은 “(재난지원금 상향 전 기준으로) 피해 복구에 5000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행정안전부가 보고 있다”며 “계속 피해가 접수되고 있어 전체 규모를 예측은 하나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도 ‘4차 추경’이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재난 관련 예산이나 예비비,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재난 관련 기금 등 재원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1조원 이내에서 (피해액이) 정리가 돼가고, 그 정도면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정책실장도 이날 고위 당정청 협의 모두 발언에서 “예비비와 재난재해기금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재정지원이 충분하고도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4차 추경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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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폭우, 가을 태풍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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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남아있다. 향후 추가 폭우나 태풍 등에 따라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경우 지역구 의원들 중심으로 4차 추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아직 호우 기간이고 가을 태풍이 온다면 피해 범주가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추후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승 경제수석도 “피해액과 복구 예산안은 3배까지 차이가 있다. 1조원 피해가 발생하면 3조원이 든다는 식”이라며 “피해가 지금보다 더 커져서 상당 폭 늘어나면 그것은 또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 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인 이달 1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마을 방파제에 파도가 일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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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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