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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이재명 편지 한통에, 與 '대출금리제한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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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지사 "대부업 금리 10%로 하향"

조선일보

이재명 지사, 김남국 의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 지사와 보조를 맞추는 민주당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7일 "대부업 법정(法定) 최고 금리를 연 24%에서 연 10%로 인하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민주당 의원 176명 전원에게 보냈다. 이 지사는 편지에서 "기준금리 0.5%의 저금리·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지금 연 24% 이자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생존의 몸부림 끝에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고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자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법정 최고 이자율을 현행 24%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의 이자제한법·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 강성 '친문(親文)·친조국' 성향으로 꼽혀왔다.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지사 측이 맞붙은 뒤로 양측의 사이가 벌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9일에도 병원 수술실에 CCTV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의원님을 비롯한 12명의 의원님께서 법안을 발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18일 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여야 의원 전원에게 보내기도 했다.

경기도는 지난 6월 29일 국회에서 '산업재해 예방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자 윤준병 의원은 지난달 15일 이 토론회에서 언급된 '지자체 노동경찰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러자 같은 달 17일 신정훈·김남국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5명이 고위공직자가 실거주 부동산을 제외한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게 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당내 위상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정 최고 이자율을 10%로 대폭 낮추자는 이 지사의 주장은 서민의 이자 부담을 낮춘다는 명분과는 정반대로 실제로는 서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무리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고 이자율을 낮춘다고 해서, 애초에 이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높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던 사람들의 대출받을 기회만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업체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대출해줄 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이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자를 충분히 받아두어야 이 가운데 몇몇이 대출금을 갚지 않더라도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받은 이자로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융업체가 높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것을 법으로 막으면 금융업체 입장에서는 대출 자체를 꺼릴 수 있다.

관계 기관들은 역효과를 우려하면서 일제히 반대 의견을 냈다. 최고 이자율을 이 지사 주장의 2배 수준인 20%로 낮추는 민주당 김철민 의원 법안에 대한 국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최고 이자율이 낮아지면 신용도가 낮아 고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자금 수요자의 경우 오히려 차입 기회가 축소되고,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유인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전국은행연합회도 "저신용 계층의 차입 기회가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부와 법원행정처도 "(최고 이자율은) 경제 상황을 고려해 변동이 필요한 사항이므로 법률에서 한도를 직접 하향하기보다는 시행령으로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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