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 대해서는 백악관 내에서도 '매각'과 '금지'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오가는 중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장관과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두 사람이 최근 틱톡 문제를 둘러싸고 오벌오피스(미국 대통령 집무실)에서 언성을 높이고 다퉜다고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서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틱톡의 미국법인을 MS 등과 같은 회사에게 매각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나바로 국장은 아예 틱톡 서비스 자체를 미국에서 금지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나바로 국장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MS가 틱톡을 인수하더라도 여전히 중국 정부가 미국에 있는 틱톡 사용자들을 검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20일까지 틱톡, 위챗 등의 중국산 앱을 미국에서 완전히 금지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6일자로 서명된 행정명령문에 따르면 틱톡 위챗 등 "(중국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앱들의) 확산은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그리고 미국경제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틱톡의 오너들에 대해 강력한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트댄스(틱톡 서비스회사)에게 부여한 법인 매각 마감시한은 9월 15일이다. 매각 마감시한 5일 이후 틱톡은 미국에 금지될 운명에 처한 것이다. 트위터가 2분기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 (77억 달러·약 9조원)에 비해 MS의 현금성 자산(1819억 달러·약 216조원)이 20배 정도 많기 때문에 인수전에서는 MS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한편 바이트댄스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대해 이르면 오는 10일께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미국의 라디오방송 NPR이 보도했다. NPR에 따르면 이 소송을 통해 바이트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기업의 항변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위헌이며 백악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틱톡이 국가안보에 위협적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할 방침이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틱톡은 만일 미국에서 금지당할 경우 광고주들에게 보상을 지급할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한편 틱톡의 미국 내에서 운명이 '금지'와 'MS인수' 사이에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이 사안에 대해 짧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 인터넷 잡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그 딜이 어떻게 진행될지 세상에 누가 알 수 있겠습니까"라며 "하지만 그건 독이 든 성배인 것이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비즈니스에 뛰어든다는 것은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드는 것과 같이 절대 간단한 게임이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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