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
법무부는 6일 오후 3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찰 간부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인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나 내일 오전쯤 나올 예정이다.
지난 1월 이른바 ‘인사 대학살’에서 추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힘을 빼기 위해 대검 부장(검사장)들을 전원 교체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윤석열 때리기’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의혹’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 은폐 의혹’ 등 검찰 핵심 간부들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며 인사 결정이 난항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무부는 애초 검찰인사위를 지난달 30일 열기로 했다가 하루 전 갑자기 연기한 바 있다.
이번 인사 대상인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서울·부산고검장, 서울남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 인권부장,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11자리다. 법무부는 이중 고검 차장 등 일부 자리를 공석으로 유지하면서 6~7명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사장 승진 대상은 연수원 26~28기 중심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지난 1월 인사 때 26기(3명)와 27기(2명)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7기 중에서는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강지식 안산지청장 등이 승진 대상자로 꼽힌다.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28기),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28기) 등도 거론된다.
특히 여권과 추 장관이 사실상 무리하게 수사를 밀어붙이며 논란을 빚은 ‘채널A 사건’ 수사 라인 인물들의 승진 여부가 주목된다. 이성윤(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 승진, 이정현(27기) 1차장과 수사팀장인 정진웅(29기) 형사 1부장이 검사장 승진 대상이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에 정권 겨냥 수사가 첩첩이 쌓인 상황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거친 이 지검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는 그간 검찰에서 주류로 불렸던 특수·공안·기획통 출신보다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들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법무·검찰개혁위는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를 우대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냈다. 이에 추 장관은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형사·공판부에서 묵묵히 일해 온 인재들을 발탁하겠다”며 권고안 수용 의사를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특수부 출신 검사들의 힘을 빼려는 의도로 해석한다.
그간 수사 실권이 없어 ‘뒷방’으로 불렀던 고검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법무·검찰개혁위가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수사지휘권을 각 고검장에게 분산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내놓고, 법무부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권고안이 현실화되면 사실상 고검장이 ‘지역별 검찰총장’이 되는 셈이다.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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