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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레바논 베이루트 대폭발

'5000여명 사상' 베이루트 폭발, 테러가 아니었다…레바논 국민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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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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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AFP=뉴스1) 지난 4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항 선착장에 있는 창고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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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최소 135명이 사망하고 5000여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레바논 정부 측이 창고에 보관된 질산암모늄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따라 레바논 국민들은 이번 대폭발이 정부 측의 관리 부실로 일어난 사고라며 분노하고 있다.


사고 원인은 6년 전 정부가 압류한 '질산암모늄'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천 톤의 질산암모늄은 6년 전 한 러시아인 사업가가 소유한 화물선을 통해 베이루트로 들어왔다.

'로수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화물선은 2013년 그루지아의 바투미항에서 출항해 모잠비크로 가던 도중 수리차 11월 베이루트항에 입항했다가 레바논 당국에 억류됐다. 선박 소유주에 대한 상업적 분쟁이 원인이었다.

이후 선박의 출항이 금지됐고 선주들은 이 선박의 소유권을 포기했다. 레바논 당국은 질산암모늄을 선박에 보관할 시 발생할 위험을 고려해 2015년부터 이를 항만 창고로 옮겨 보관해왔다.


정부의 '만성적 관리 부실'로 대폭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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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뉴스1) 5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보관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두차례에 걸쳐 대규모로 폭발하는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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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베이루트 폭발 참사의 원인으로 수년 간 지속된 정부의 폭발물 관리 태만을 지목했다. 이미 6개월 전에도 현장조사 팀이 "창고의 폭발물이 제거되지 않으면 베이루트 전체가 폭파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레바논의 한 세관 공무원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6회에 걸쳐 사법부 측에 이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을 구했으나, 당시 기록에 따르면 사법부는 한 차례도 이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루트 항구의 관리자인 하산 코레이템은 "우리는 화물을 경매로 파는 것은 어떻냐고 제안하기도 했었지만, 경매는 열리지 않았고 사법부는 응답하지 않았다"라며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수형' 해시태그 걸며 분노하는 레바논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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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국민들은 베이루트에서의 폭발 사고가 정부의 관리 부실로 일어났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부와 권력층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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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정부가 폭발 사고 이후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했음에도 레바논 국민들은 정부와 권력층에 분노하고 있다. 오랫동안 경제 위기와 극심한 실업난, 정치적 부정부패를 겪은데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정부의 관리 부실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5일 오전 레바논 사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교수형' 등의 해시태그를 걸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날 SNS에는 거리에 나타난 사드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에 분노한 시민이 그의 차에 다가가 발길질을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하리리 전 총리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베이루트에서 안 다친 사람이 없다"는 글을 적어 또 한 번 레바논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앞서 지난 10월 레바논에서 일어난 반 정부 시위의 영향으로 사퇴한 바 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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