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추위 때문인지 넥워머를 두르고 연습라운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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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 파크 연습 그린 옆에는 벤치 두 개가 있다. 둘 다 오비드 세일러라는 아마추어 골퍼를 기념한 것이다. 그중 하나는 전설 같은 이야기다.
하딩 파크 골프장의 모든 홀에서 이글을 한 기념이다. 물론 한 라운드가 아니고 수백 번의 라운드에서다.
세일러는 1912년생으로 벤 호건, 바이런 넬슨, 샘 스니드와 동갑이다. 그는 프로골퍼가 되지 않고 소방관이 돼 아마추어로 골프를 즐겼다. 하딩 파크는 시에서 운영하는 퍼블릭 골프장이다. 경찰관과 소방관에 공공시설 할인을 해주기 때문에 세일러가 많이 이용했다.
하딩 파크 연습 그린 옆에 있는 오비드 세일러 기념 벤치. [사진 PG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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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는 클럽 챔피언십에서 4차례 우승했다. 첫 번째가 1942년이었고 마지막은 56세 때인 1967년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아마추어 챔피언이었으며 US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에선 4강에 들었다.
세일러는 하딩파크의 파 3에서는 모두 홀인원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10개의 파 4홀에서 모두 샷 이글을 했다는 것이다. 그걸 고려하면 4개의 파 5홀에서 모두 이글을 한 건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다.
PGA 투어에서 14승을 기록했으며 이 골프장을 홈 코스로 쓴 켄 벤투리는 “세일러가 공을 아주 똑바로 쳤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시 선수권에서 그를 이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는 또한 경기를 빨리했고 사람들에게 친절했다. 세일러가 골프장에 오면 꼭 호수로 가 물에 빠진 공을 주워 아이들에게 주곤 했다”고 기억했다.
1991년 세일러는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남았다. 북캘리포니아 소방관 골프대회 우승컵 이름은 오비드 세일러 트로피다. 골프 실력뿐 아니라 이타적인 마음을 기념해서 만들었다.
PGA 챔피언십은 2020년 열리는 남자 골프의 첫 메이저대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디 오픈 챔피언십은 취소됐고 US오픈은 9월, 마스터스는 11월 열릴 예정이다.
'메이저 샤냥꾼' 브룩스 켑카는 러프가 길고 페어웨이가 좁아 정교한 티샷이 필요하다고 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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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다. 지난달 메모리얼 토너먼트에 출전해 공동 40위에 그쳤다. 대회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날씨가 쌀쌀할 것으로 예보됐다. 날 궂으면 쑤시는 우즈의 허리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WGC 페덱스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 페덱스 랭킹 1위에 오른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유력 우승 후보다. 무릎 부상으로 잠잠했던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도 상승세다. 켑카가 우승하면 PGA 챔피언십 3연패다.
한국은 10대 신예 김주형을 비롯해 임성재, 안병훈, 강성훈, 김시우 등이 참가한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 때문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 등 14명이 불참한다. 2009년 우승자 양용은도 출전권이 있지만, 국내 KPGA 선수권에 참가한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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