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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14조 재난지원금에도 수요회복 제한…고기·채솟값만 ‘껑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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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대비 0.3% 올라, 저물가 지속

근원물가 12개월 연속 0%대…저유가·무상교육에 수요 부진

장마에 농산물 출하 감소…신선식품 20개월만 최고 상승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개월만에 상승했지만 여전히 0%대 초반의 저물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 살리기를 위해 지급한 14조원 규모의 긴급 재난지원금도 물가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반면 수요가 늘어난 육류나 채소류 등은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체감 물가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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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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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10.2% 하락, 전기·수도·가스 4.5%↓


4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으로 전년동월대비 0.3%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3월 1%대 상승세를 이어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4월 0.1% 상승에 그쳤다. 5월에는 마이너스(-) 0.3%로 하락 전환했고 6월은 보합(0.0%)에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것은 4월 이후 3개월만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저물가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1년 전보다 0.7% 올라 지난해 8월부터 12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체감 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0.0% 보합에 그쳤다.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이유는 공급과 수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국제유가 하락세로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0.2% 하락했다. 국제유가의 경우 지난 5~6월보다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 요금을 인하하면서 4.5% 내렸고 공공서비스(-1.9%)도 고등학교 무상 교육·급식 등 정책 효과가 저물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의 효과도 수요 회복에는 제한적이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재난지원금이 돼지고기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에는 영향을 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소비가 늘어난 부분도 있다”며 “외식 품목은 전월대비 0.1% 상승에 그친 것을 볼 때 긴급재난지원금이 물가 상승 영향에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외식 품목의 경우 전년대비 기준 통상 2~3%대 상승폭을 나타내지만 지난달에는 불과 0.6% 오르는데 그쳤다. 재난지원금이 서비스업에 주로 쓰였음에도 외식 부문이 부진했다는 점에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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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등락률 추이.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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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값 상승세, 8월 장마 변수


전체 소비자물가는 낮은 수준이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껑충 뛰었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보다 8.4% 올라 2018년 11월(10.5%) 이후 20개월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신선채소가 16.5% 급등했고 신선어계와 신선과실은 각각 6.0%, 2.2% 올랐다.

품목성질별로도 농축수산물은 2018년 11월(7.6%) 이후 최고치인 6.4% 상승폭을 기록했다.

안 심의관은 “배추·무 등 채소류가 장마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 16.3% 올랐고 수박 등 과실도 출하량 감소로 2.2% 상승했다”며 “지난해 7월은 작황 호조로 가격이 많이 낮아 기저효과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와 국산 쇠고기가 1년 전보다 각각 14.3%, 9.8% 올랐다. 채소류 중에서는 양파가 39.9% 오른 것을 비롯해 고구마(37.0%), 상추(35.9%), 배추(35.7%) 등이 30%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8월에도 이어지는 장마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채소류 등의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8월 소비자물가는 장마·태풍 등 기후 여건과 향후 코로나19 전개양상 등이 주요 변수”라며 “물가 상·하방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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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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