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첫 대회 ‘드라이브온’ 7언더
부티에 1타 차 꺾고 초대 챔프에
남자친구 맥닐리 ‘배러쿠다’ 7위… 골프 커플 동반우승 아깝게 좌절
재미교포 대니엘 강(28·사진)이 5개월여 만에 재개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복귀 무대에서 정상에 올랐다.
대니엘 강은 3일 미국 오하이오주 털리도의 인버네스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LPGA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로 2위 셀린 부티에(프랑스·6언더파 210타)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대니엘 강은 15만 달러(약 1억8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통산 4승을 달성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그는 2세부터 6세 때까지 아버지의 고향인 부산에서 살았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그의 한국 이름은 강효림이다.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은 올해 신설된 대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월 중단됐던 LPGA투어가 재개를 알린 대회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대니엘 강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대니엘 강은 18번홀(파4)에서 파로 경기를 마쳐 한 타 차 선두를 지켰다. 같은 조의 부티에가 세컨드샷을 핀에서 1m 거리에 붙인 상태였기 때문에 연장 승부가 예상됐지만 부티에가 버디 퍼팅을 놓치면서 대니엘 강의 우승이 확정됐다.
우승 후 대니엘 강은 자신의 코치인 부치 하먼(77·미국)과 LPGA투어 통산 72승을 거둔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50·스웨덴)에게 감사를 표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옛 스승인 하먼은 2018년부터 대니엘 강을 지도하고 있다. 대니엘 강은 “휴식기에 하먼의 권유로 과거에 내가 좋아하지 않던 3번 우드 연습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에서 3번 우드를 많이 사용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골프장 안팎에서 정신적 부분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는 ‘멘토’ 하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게는 우상인 소렌스탐이 휴대전화 메시지로 조언을 해준 대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 것도 우승의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대니엘 강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제 남자친구의 경기를 TV로 봐야 하는데 긴장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남자친구이자 프로골퍼로 IT기업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공동 창립자인 스콧 맥닐리의 아들 매버릭 맥닐리(25·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배러쿠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에 도전 중이었기 때문이다.
휴식기에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커플의 ‘동반 우승’ 도전은 아쉽게 실패로 끝났다. 전날까지 공동 2위였던 매버릭은 버디(2점), 파(0점), 보기(―1점) 등 각각의 결과에 점수를 부여해 합계 점수가 높은 선수가 높은 순위에 오르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34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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