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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33년 독하게 벌어 임대사업 한게 죄냐" 자영업자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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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부동산 증세(增稅) 반대 시위에서 연단에 오른 한 임대사업자의 5분 발언 영상이 온라인 화제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여의도 LG트윈타워 앞 도로에 2000명(이하 주최 측 추산)이 모여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전 국민 조세 저항’ 시위를 열었다.

여러 참가자가 각자 연단에 올라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그 중 대림동에서 온 임대사업자 구모(57)씨 발언이 유튜브에 ‘이분 사연 듣고 울었어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이틀새 2만5000여건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은 촬영자 저작권 문제로 삭제됐지만, 이와 별개로 집회 주최측이 올린 집회 전체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 대림동 구모(57)씨는 “남편과 33년 자영업을 하면서 명품백 사지 않고, 애들 데리고 놀이동산도 가지 않으며 지독하게 근검절약해 돈을 모았다” “자영업이란 게 시간과 영혼을 돈과 바꾸는 일”이라며 “그렇게 모은 돈으로 노후 대비용 빌라를 몇 채 샀다. 법에 따라 등록하고 세금도 다 냈다”고 했다. “그런데 ‘시세교란 세력’이라며 세금을 올려 전세 보증금이 총 1억4000만원인 빌라에 종부세 1200만원이 나온다”며 “세금이란 이름으로 재산을 몰수하는 것”이라며 울먹였다.

아래는 구씨 5분 발언 전문(全文).

안녕하십니까. 저는 남편과 33년 동안 자영업을 했습니다. 남을 쉴 때 제대로 쉰 적이 없고, 좋은 옷 명품 한번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놀이동산에 애들을 데리고 가본 적 한번 없고, 지독하게 근검절약해서 정말 열심히 일만 하고 살았습니다. 자영업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정말 힘이 듭니다. 나의 시간과 영혼을 몸과 바꾸는 일입니다.

노후에 조금 편하게 살고 싶어서, 경매를 배워서 법인으로 빌라를 몇 채 샀습니다. 합법적으로 법인 등기 내고, 사업자 등록했으며, 탈세를 한 적도 없고, 내라는 세금을 연체하거나 밀린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법인이 시세 교란 세력이라고 징벌적 가세로 공제금액상환액도 없이 종부세 6%에다가 농어촌특별세까지 합치면 7.2%를 내야지 한다고 합니다. 낡은 빌라를 수리해서 임대료가 1년에 480만원 나오는데 종부세가 600만원이 나옵니다. 빌라 하나는 1억4000에 전세를 줬습니다. 종부세가 1200만원이 나옵니다. 이 종부세를 낼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수입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고 했는데, 이건 세금이 아니고 폭력이고 살인입니다. 이건 세금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들과 나의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법입니다. 이건 재산 몰수법입니다. 그냥 솔직하게 재산을 몰수하겠다고 하십시오.

팔려고 내놨습니다. 팔려고 내놨더니 취득세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임대차3법 5법 때문에 입주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살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제가 이 빌라를 팔려고 해도 아무도 사줄 사람도 없고 팔 수도 없습니다. 가지고 있으면 종부세가 어마어마하게 나옵니다. 제가 어떻게 살 수가 있습니까?

제가 빌라를 산 게, 경매를 해서 법원에서 저한테 빌라를 팔았습니다. 합법적으로 했는데 제가 빌라를 산 게 지옥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살 수가 없습니다. 잠을 잘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습니다. 여러분 제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여러분. 어떤 사람은 국민이고 어떤 사람은 국민이 아닙니까? 다 똑 같은 국민입니다.

법인으로 하는 것은 탈세가 아닙니다. 위법도 아닙니다. 절세를 하는 것입니다. 나이 먹어서 자영업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조금 편하게 살아보려고 했던 게 이렇게 저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저한테 빌라를 팔아먹은 법원은 죄인이 아닙니까? 제가 죄인이라면. 법인을 내준 것은 죄인이 아닙니까 여러분들.다주택 가진 사람은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 누가 얘기했습니다. 그러면 법원과 국세청도 감옥에 처넣으십시오. 그런 다음에 저한테 벌금을 매기면 저도 벌금을 내겠습니다.

여러분 이대로 저의 재산을 몰수해가는 걸 알면서도, 뻔히 알면서도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저의 공포를 아십니까?

저!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국민이 아닙니까? (옳소)

여러분 제가 너무너무 억울해서 잠을 못 자겠습니다. 어저께도 4시까지 잠을 못 잤습니다. 먹어도 먹은 게 아닙니다 여러분. 이렇게 여태까지 60이 다 되게 살면서 이렇게 힘들게 살아온 적이 없었습니다. 어려서 밥을 굶어도 이거보다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

이 정부는 우리 국민을 달달 볶고 있습니다.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부자로 살면 안 된다고, 여러분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한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겠습니다. 여러분. 문재인 내려와 하고 저 내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꽹과리)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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