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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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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퇴출 이갈더니 MS 인수 사실상 승인…트럼프 돌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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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틱톡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 법인 인수

틱톡 퇴출 소식에 美 젊은 유권자들 반발

美 정부 압박에 MS 협상 조건 유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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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국기에 둘러싸인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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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추진하는 중국의 인기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인수를 사실상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통신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와 MS의 인수 협상을 잘 아는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같이 밝히면서 시한은 45일 내로 정해졌다고 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대통령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다음 달 15일까지 인수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중국 바이트댄스사와 MS가 인수한 바이트댄스는 기술적으로도 완전히 분리된다는 전제 하에 진행된다.



MS, 틱톡 미국·캐나다·뉴질랜드 법인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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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퓨처 디코디드 테크 서밋(the Future Decoded Tech Summit)'에서 연설하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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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틱톡의 미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 법인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의원회의 감독하에 인수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위원회는 양사 간의 합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저지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에서 틱톡을 퇴출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베이징(北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틱톡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엿볼 수 있고 이는 미국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틱톡은 스마트폰의 클립보드 엿보기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자사의 틱톡 인수가 미국 정부의 뜻에 부합한다고 보고 이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내 틱톡 퇴출' 입장이 강경해 한때 MS의 협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 갑자기 입장 바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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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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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급선회는 미국 내 젊은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MS의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틱톡을 사용하는 미국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틱톡에서만 34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19세 가수 베이비 애리얼은 "트럼프가 싫다"고 적기도 했다.

실제 틱톡 안에서 벌어진 10대들의 정치적 움직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픈 기억을 남긴 적도 있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州)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은 '텅텅' 비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는 미국 10대들이 틱톡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털사 유세장 표를 대거 구입한 뒤 현장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미국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틱톡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젊은 유권자들이 11월 대선에서 대거 반(反) 트럼프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유력 의원들도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에게 MS의 인수를 허가하라고 촉구했다. '틱톡 금지'가 낳을 미국 내에서의 논쟁과 경제적 파장을 우려한 것이다.



트럼프식 '압박'에 협상 유리해진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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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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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는 '트럼프식 협상' 방식이 MS와 미국에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었다. 마지막까지 협상 상대를 압박한 뒤 극적으로 타결을 추진하면서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이날 MS는 미국 정부의 압박을 등에 업고 틱톡을 싼값에 인수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MS측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철저한 보안 검토를 거쳐 미국 재무부를 포함한 미국에 적절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플랫폼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표면적으로는 안보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나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플랫폼 기업이 중국 13억 시장에 진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보복 조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꾸로 "중국 플랫폼 시장도 열라"는 압박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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