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거주 목적의 주택 취득만 허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지역에서는 부동산을 사려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관할 시·군·구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아도 바로 입주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지난달 23일부터 1년간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법정동 기준)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한 달간 주택거래 허가신청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실제 시행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검토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재명 지사는 전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회동에서 “겁이 나서 사고 싶은 공포수요 상태에서는 공급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투기 수요를 넘어 공포수요(패닉바잉·Panic Buying)가 가세하면서 통상적인 공급 정책이나 수요 억제책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 도의 판단이다.
도 관계자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 한다’는 이 지사의 의지에 따라 비이성적인 매수열풍을 제어하는 비상수단 중 하나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실무선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실거주 목적의 매입만 허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최종병기에 가까워 쉽게 채택하기는 쉽지 않다”며 “실무선에서도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는 의견과 공포수요 억제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휴가 중인 이재명 지사에게 실무 검토 중임을 보고했고 법률 검토와 도민 의견 수렴을 거쳐 휴가 이후 이 지사가 결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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