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뉴시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자신에 대해 언론과 야당에 더해 신천지까지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구속 여부를 앞두고 자신에 대해 특정 세력의 조직적인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신천지는 추 장관뿐만 아니라 민주당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에게도 이 같은 메일과 편지를 집단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은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秋 “이제는 신천지까지 나를 공격해”
추 장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에 대한 언론과 통합당의 무차별적이고 근거 없는 공격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이제는 신천지까지 저를 공격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며 “저에 대한 공격을 주도 면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음이 보도되었다. 특히 ‘흔적을 남겨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하는 등, 이 공격이 매우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추 장관이 근거로 든 것은 29일 방송된 JTBC 뉴스에서, 신천지가 컨트롤 타워를 세워 추 장관에 대한 온라인 전쟁을 선포했다는 내용이다. 이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추 장관 탄핵 청원을 올리는 등 신천지 교주 이만희씨에 대한 검찰 조사 이후 조직적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었다.
앞서 지난 28일 수원지검은 코로나 사태 초기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 보고하는 등 허위 자료를 제출해 코로나 방역을 방해한 혐의로 이만희 교주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추 장관은 “실제로 이만희 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법무부 장관비서실에는 평소보다 많은 우편물이 도착하기 시작하였다. 해외와 국내에서 보내진 우편물은 하나같이 신천지 탄압이 부당하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조선일보DB |
◇신천지, 민주당 의원·보좌진에도 항의 편지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추 장관이 장관 비서실에 도착하고 있다는 해외와 국내에서 보내진 우편물 등은 비단 추 장관 혼자만 받는 것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의 공개된 이메일 주소나 의원회관 사무실 등으로 비슷한 내용의 편지와 메일이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간 아침 저녁으로 하루 10여통씩은 신천지로부터 이메일을 받는 것 같다”며 “해외에서도 오는데 ‘존경하는 국회의원님께’라고 시작되는 편지들이 국회의원과 보좌진 메일로 무차별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국내외 신천지 신도들로부터 보내진 해당 편지들을 보면 이들은 “정치와 종교가 하나되어 한 종교 집단을 탄압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그 종교가 만든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 “국회의원님들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을 중단시켜주셔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특히 “정부가 도둑놈들이냐” “자꾸 가만 있는 종교를 정부 관련된 일로 끌어들여서 난리냐” “다른 종교 단체들은 정부에 뒷돈을 주기 때문에 아무런 조치를 내리지 않는 것이냐” 등 욕설이 포함된 내용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신천지가 검찰 개혁을 추구하는 자신을 특정 목표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저는 지금 검찰 개혁이라는 큰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보수언론과 통합당으로부터 끊임없는 저항과 공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秋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언론과 야당을 이용해 저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해오고 있다. 정책 비판이 안되니 가족에 이어 이제는 개인 신상에 대한 공격까지 서슴없이 해오고 있다. 거기에 종교단체가 합세한 것”이라며 “이걸 단순한 우연의 일치라고 봐야 할지 뭔가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할지는 국민들과 함께 고민해 봐야겠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언 유착’이라고 주장했던 ‘채널A 기자 사건’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난데 없는 신천지를 끌어들여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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