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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노란머리' 장윤호, "이랜드 온 이유? 전북 형들 조언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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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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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이현호 기자=전북현대를 잠시 떠나 서울이랜드로 팀을 옮긴 장윤호(23)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뛸 수 있는 팀을 찾았다.

2015년 전주 영생고(전북현대 U-18)를 졸업하고 곧바로 전북에 입단한 장윤호는 어느덧 프로 6년 차가 됐다. 2015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매년 리그 10경기 이상 소화했다. 이 기간 동안 장윤호는 K리그1 3회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회 우승에 큰 힘을 실었다.

2018년에는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 U-23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와 동시에 군복무 혜택도 받았다. 하지만 2019시즌 전북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자 하반기에 인천 유나이티드로 반년 임대를 다녀왔다. 올해 역시 비슷한 상황이 겹쳐 지난 6월 서울이랜드로 6개월 임대 이적을 택했다. 서울이랜드에 몸담은 지 약 한 달 된 장윤호를 '인터풋볼'이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서울이랜드의 어떤 점을 보고 임대 이적을 결심했나?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경기 수가 줄었다. ACL도 연기됐다. 전북 유스 출신이라 전북에서 살아남고 싶었다. 매년 많이는 못 뛰어도 전북에 남고 싶었다. 다른 팀에서 많이 뛰는 거보다 전북에 있는 게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경기에 뛰고 싶었다. 이랜드 정정용 감독님이랑 연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직접 연락 주셨다. 몇 번 통화하고 1~2주 정도 고민 끝에 결정했다.

-전북 떠날 때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들었다.

매번 (김)진수, (손)준호, (김)민혁이 형 또래들이 잘 챙겨줬다. 경기에 못 뛰면 밥도 사주고, 얘기도 많이 해줬다. 그동안 '어리다 어리다' 했는데 벌써 20대 중반(한국나이 25세)이다. 형들이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말해줬다. 마음껏 뛸 수 있는 데서 뛰고 경기력 올리라는 말, '자기 같으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조언해줬다. 임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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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6개월간 어떤 걸 얻고 싶은지?

정정용 감독님 말씀 듣고 이랜드에서는 꾸준히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년에 전북으로 돌아가면 제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주겠다. 이젠 어린 나이가 아니다.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전북에서는 유스 출신이라는 이유로 큰 사랑을 받았다. 단장님부터 직원분들까지 모두 저의 임대를 아쉬워하셨다. 제가 프로에서 잘해야 영생고 후배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전북에 이어 이랜드에서도 등번호 34번을 골랐다. 특별히 아끼는 이유는?

영생고 3학년 때는 7번을 달았다. 사실 번호 욕심이 없다. 신인 때 비어있는 번호 중에서 아무거나 고른 게 34번이다. 제 팬층이 대부분 어리다. 중고등학생이 많다. 제가 번호를 바꾸면 팬들이 유니폼을 새로 사야할 텐데...그러기엔 유니폼이 너무 비싸다. 전북 어센틱 유니폼은 10만원이 넘는다. 중고등학생 팬들에게 큰돈이다.

-이랜드로 이적하고 노란 머리로 염색했다. 계기가 있을 것 같다.

FA컵 제주전 후반전에 뛰었다. 2-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끝나고 머리 다듬으러 미용실에 갔는데 거울을 보니 칙칙하더라. 계획에 없었는데 충동적으로 염색을 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해본 색깔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TV로 중계 보실 때 저를 찾기 편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보기 안 좋다고 하셨다.(웃음)

-96년생인데 프로 6년 차다. 앞으로 개인적인 꿈이 궁금하다.

운이 좋게도 좋은 팀에 있어서 매년 우승할 수 있었다. K리그, ACL,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 우승의 기쁨은 한 순간이더라. 특히 아시안게임 우승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막상 며칠 지나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소속팀에서 살아남는 고민을 했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국가대표팀에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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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지만 2019년 1월 아시안컵 대표팀 훈련 명단에 소집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저희 96년생 또래를 좋아한다.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나상호 등이 다 잘하고 있다. 2019년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서 떨어지자 벤투 감독님이 제게 "소속팀에 가서 잘 하고 있어라. 계속 지켜보겠다"고 하셨다. 경기에 뛰어야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뛸 수 있는 팀을 찾았다.

-전주(봉동) 생활과 서울 생활의 차이점이 클 것 같다.

전북 클럽하우스에서는 밥을 다 해주고 숙소도 있었다. 이랜드는 클럽하우스 생활, 출퇴근 중에 선택할 수 있었다. 저는 혼자 살면서 출퇴근한다. 6개월 단기 계약이라 집구하기 어려웠다. 반찬은 부모님이 보내주신다. 아침, 저녁은 챙겨먹고 점심은 클럽하우스 가서 먹는다. 쉴 때 차타고 나가서 쇼핑도 하고 여가 생활을 즐긴다.

-K리그2에서의 한 달, 느낀 점은?

K리그1과 K리그2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들었다. 2부리그로 오면 제 자신에게 지는 거 같아서 싫었다. 와서 경기해보니까 K리그1과 템포도 비슷하다. 좋은 선수도 많다. 다른 점은 크게 못 느꼈다. 똑같이 힘들다. 크게 느낀 건 없다. 비슷비슷하다. K리그2에서는 독보적으로 잘하는 팀이 없어 더 힘들다.

-이전에 알고 지냈던 동료가 있다면?

연령별 대표팀, U-23 대표팀에서 같이 뛴 선수들이 많다. 이상민, 이시영, 최재훈, 서재민이 있다. 전북에서 같이 뛴 문상윤 형도 있다. 적응하는 데 문제없었다. 다만 전북에서는 제가 막내급이었는데, 이랜드에 오니 제가 중간급이 됐다.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해주는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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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 스타일은?

템포가 빠른 축구를 추구하신다. 선수 개개인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정해준다. 감독님께서 연령별 대표팀 경험이 있으니 어린 선수들을 잘 다룬다. 전북 전술은 선수 개인 능력으로 하는 게 많았다. 이랜드에서는 짜임새 있게 세세하게 배우고 있다.

-가장 자신있는 포지션과 배우고 싶은 롤모델은?

영생고에서 항상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처음 전북 와서는 그 자리에 (이)재성, (김)보경이 형처럼 잘하는 형들이 많아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왔다. 지금 (손)준호 형 자리다.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 있다. 어렸을 때 롤모델은 이니에스타, 사비, 다비드 실바였다. 요즘은 모드리치, 준호 형 플레이 챙겨본다.

-이랜드, 전북 양 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이랜드 팬들에게) 여름에 합류한 만큼 팀 목표인 승격에 힘을 쓰겠다. 코로나 때문에 팬들 뵙지도 못했다. 경기장 오시면 제대로 인사드리겠다. 응원 부탁드린다. (전북 팬들에게) 작년(인천)에 이어 올해도 6개월 임대를 떠났다. 전북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경기도 많이 뛰고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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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이랜드 FC,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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