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또한 상품으로 달러 약세와 연관…수요 회복과는 무관"
"40달러선 유지 예상…원자재 급등 흐름서 움직임 고민 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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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75%(0.31달러) 오른 41.6달러로 장을 마쳤다. 주간 단위로 보면 지난주(20~24일) WTI는 전주 대비 1.33% 오른 배럴당 41.29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요인인 수요 회복은 현재까지 부정적이다.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데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유가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올해 안엔 어려울 것으로 경기 회복 시그널을 확인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유가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하락 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일종의 보험 성격인 원유 풋옵션 헷지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를 들어 현재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인데 내년에 30달러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가정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미리 40달러를 고정가격으로 풋옵션을 걸어놨다면 유가 하락과 무관하게 40달러에 석유를 팔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 결론이 난 것이 아니기에 섣불리 판단할 필요는 없지만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원유 헷지를 검토한다는 것만으로도 시장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기 회복과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가능성이 작게 예상됨에도, 최근 유가는 소폭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기 회복이 진행돼 석유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기보다는 최근 들어 진행된 달러 약세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유럽연합(EU)이 경제회복기금으로 7500억유로(약 1052조원)를 지급하는 데 합의한 이후 유로화 강세로, 달러 약세 경향은 짙어졌다.
심수빈 연구원은 “에너지 소비에서 세계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이슈로 수요 회복이 일어나지 않고 있음에도 유가가 올랐다”며 “공급단에서 석유 공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고 무엇보다 달러 약세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역시 달러로 된 상품이기 때문에 달러가 약해지면 상품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에선 유가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에 대한 얘기도 거론되고 있다. 유가 상승을 유발한 달러 약세란 같은 원리로 금과 은 등 원자재 가격은 급격히 오르고 있는데, 이러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단 얘기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여전히 경기 펀더멘탈이 안 좋기 때문에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과 은, 비트코인까지 유동성 증대 및 달러가치 하락으로 인해 자산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는데 원유 역시 원자재로서, 이같은 흐름을 피해 갈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마지막까지 못 오르고 있는 유가 움직임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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