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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서지현 검사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는 뻔한 정치적 의도, 응할 의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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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후 침묵을 이어오던 서지현 검사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서 검사는 2018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하면서 사회 각계로 퍼진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 검사는 ‘n번방 사건’ 태스크포스(TF) 대외협력팀장도 겸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 사망 후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서 검사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해왔는데 서 검사는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지난 13일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 후 보름이 지난 27일 서 검사는 자신의 SNS에 심경을 털어놨다.

서 검사는 이날 SNS에 “많이 회복됐다고 생각했던 제 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돼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며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쏟아지는 취재 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제가 가해자 편일리가 없음에도, 맡은 업무 내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한 상태임에도,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저에게 평소 여성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며 “여성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치인도 권력자도 아니다. 그리고 공무원으로서 검사로서 지켜야할 법규가 있다”며 “앞으로도 제가 살아있는 한은 이런 일이 끝나지 않고 계속 되리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오지만, 그저 제가 지켜야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이 아수라가 지나고 나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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