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참담함과 자책감 엉켜 많은 어려움 있었음을 양해해달라”
남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지자체장의 연이은 성폭력 사건이 여성 유권자도 등을 돌리게 했다"며 "저부터 통렬하게 반성한다. 참담함과 자책감이 엉켜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남 최고위원은 사과 발언을 한 뒤 눈물을 보이며 울먹이기도 했다.
남 최고위원은 “저는 여성 최고위원으로서 지도부였으나 당의 어젠다에서 젠더 이슈를 우선 순위로 이끌어가는 데 많은 장애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일례로 어렵게 단기에 젠더폭력 상담신고센터 설치 규정을 만들었으나 전담 인력을 배정받지 못해서 선거 기간에만 용역사업으로 외부 전문가를 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조사 심의를 거쳐 공천 배제가 된 성폭력 가해 지목인들이 선거가 끝난 이후에 신고한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할 때도 제대로 막아내기 참 어려웠다”며 “따라서 이번에 윤리감찰원 구조 안에 젠더폭력 신고센터를 두기로 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 최고위원은 “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연이은 성폭력 사건은 여성 유권자들을 분노케 하였고 웬만한 대책으로는 민주당에 다시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에 의한, 위력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권력관계 성불평등을 성균형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성인지 감수성이 있는 조직문화로 정착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27일 오전 국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남인순 최고위원./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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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피해는 힘 없는 여성, 재미는 힘 있는 여성…이게 여성해방이냐”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남 최고위원에 "대통령이 안희정 모친의 빈소에 공식적으로 조화를 보내려 했을 때" 또 "가족장으로 하려던 박원순 시장의 장례식을 당에서 '서울시장(葬)'으로 바꿔놓으려 했을 때, 이를 말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리지 못했다면 비판이라도 해야 했다"면서 "하지만 당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외려 가해자의 편에 섰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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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는 민주당의 박 전 시장 성추행 관련 사과 성명에서 피해자를 지칭할 때 썼던 '피해 호소인'이라는 용어를 남 최고위원이 먼저 제안했다고 지적하며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도 못하게 했다"고 했다.
이어 "그로 인해 피해자는 문팬들의 '2차 가해'에 시달려야 했고,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문빠(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자) 지식인들이 그 2차가해에 대거 가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또 다른 피해를 입고 있을 때 한 마디도 하지 않더니, 이제 와서 울먹이느냐"며 "역겹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불행한 사태를 당신은 고작 자기들처럼 남성주의 권력에 빌붙어 사는 여성 아닌 여성, 명예남성들의 정치적 지위를 끌어올리는 기회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해는 힘 없는 여성들이 보고, 재미는 힘 있는 여성들, 그저 생물학적으로만 여성인 분들이 본다"며 "이게 여성해방이냐"고 반문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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