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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치료제 개발과 보건 기술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공공재' 로 공급하겠다는 기업들... 셀트리온·녹십자 등 '이익 남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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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GC녹십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GC녹십자는 임상이 성공하면 중증환자에게 이를 무상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GC녹십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출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공공재'로 공급하겠다는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GC녹십자와 셀트리온, 해외에서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의 존슨앤드존슨 등이 "무상공급"이나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할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인 GC녹십자가 임상에 성공할 경우 중증환자에게 무상공급하겠다고 최근 천명한데 이어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셀트리온도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어느 회사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GC녹십자는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지난 18일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녹십자는 정부가 3억원을 지원하는 국책과제로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으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GC녹십자가 개발중인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인 GC5131A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포함된 항체를 추출해 의약품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달말 임상2상을 시작할 예정으로 연내 상용화가 목표다. 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정부 과제로 선정돼 혈장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곳은 우리 밖에 없다"며 "(환자에게) 무상 공급 결정을 내린 것은 그만큼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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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2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저가 출시를 예고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가급적 개발비와 제조원가를 낮춰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어느 회사보다도 저렴하게 (코로나19 치료제를) 제공하겠다"며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무상공급은 아니고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상업 생산을 9월 송도 1공장에서 개시할 예정이다. 임상 2상 결과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긴급사용승인 절차를 신청해 조기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를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하여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중인 부광약품은 "아직 임상 2상 단계에 있기 때문에 개발 성공이 우선순위에 있다"면서 "공익을 위해 무상공급을 논의할 수는 있으나, 아직까지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치료제는 현재 임상2상을 고대구로병원과 고대안산병원, 가천길병원. 인하대병원, 충남대 병원 등 전국 8개 병원에서 진행중으로 10월에 임상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들어간 제넥신과 메디톡스는 구체적인 가격 책정안을 내놓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제넥신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단계에 있기 때문에 (백신 가격) 얼마에 팔 지 등에 대해서는 고려한 바 없다"면서 "다만 공익을 위해 의약품 접근성이 어려운 개발도상국 등에 우선 공급하는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넥신의 백신 후보물질 ‘GX-19’은 임상 1/2a상 단계에 있다.

메디톡스는 "아직까진 개발 초기이기 때문에 가격을 얼마로 책정할 지 고려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호주의 백신개발기업 박신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임상1상을 진행중으로 결과가 8월에 나올 예정이다. 임상2상도 국내와 호주에서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에선 지난 21일 미국 의회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 대표는 "코로나19 백신을 이윤 없이 팔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개발에 정부지원을 받는 대신 3억명분을 공급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이윤을 남기지 않고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원액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하기도 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다른 경쟁사인 모더나 머크 화이자 등 3개사 대표는 백신으로 이윤을 남길 계획임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더나 스테판 호게 의장과 머크의 줄리 거버딩 최고의료책임자(CPO)는 "백신을 실비만 받고 팔지 않겠다"고 말했다. 존 영 화이자 최고사업책임자(CBO) 역시 "현 상황이 매우 특수하다는 점을 알기에 이를 백신가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50여종의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여종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20여종의 백신 가운데 한국 기업이 개발중인 건 2종으로 제넥신과 메디톡스가 개발중이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시험 총 17건 중 13건이 이미 임상을 진행 중이다. 치료제가 11건, 백신이 2건이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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