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500억~700억원 전망…화물운임 2배↑ 유류비는 급락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성과냈지만…매각은 미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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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 수출 화물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2019.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수송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2분기 깜짝 흑자전환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시점에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적자행진(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감소했지만, 화물수요 증가에 따른 운임이 2배까지 급등하고 그에 반해 유류비는 급락한 덕분이다.
23일 증권사별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약 500억원에서 7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1분기 2082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 것이고, 전년 동기(1241억원 영업손실)와 비교했을 때도 깜짝 실적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국제선 여객 수요의 대폭 감소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35%에서 40%정도 줄어든 1조원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 깜짝 실적은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적극 활용에 나선 가운데 화물운임이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전체 화물기 용량의 약 40%를 차지하는 밸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항공화물운임은 지난 3월말 이후 급등했다.
5월에는 개인보호 장비에 대한 긴급수송 수요가 발생하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운임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치솟기도 했다. 6월 들어 항공운임이 완화되는 추세지만, 홍콩~유럽 및 북미 노선의 경우 여전히 전년대비 30%가량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국가 간 비대면 조치 강화로 항공 화물수요는 늘었는데 항공 유가는 오히려 낮아졌다. 유진투자증권은 항공유 가격 급락과 사업량 축소로 유류비가 전년동기 대비 38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국적 대형항공사가 화물전용기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유럽 등 주요 FSC(대형항공사)들이 규모 축소에 나섰고 아시아지역 내 주요 화물 경쟁사였던 캐세이퍼시픽이 구제금융에 들어가면서 반사이익이 발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에서 2분기 영업흑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라며 "항공화물 시장이 유례없는 공급부족에 직면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운임은 전년동기대비 102% 급등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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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인천-독일 프랑크푸르트 특별전세기 화물 탑재와 관련된 Lowerdeck(화물칸) 로딩 모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5.30/뉴스1 |
증권업계는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국제선 여객 운항 재개가 지연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수송 사업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3분기 실적도 선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항공기를 세워도 리스료(임대료)와 보험료 등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업계 구조상 실적이 확실하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제선 여객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작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번에 흑자전환을 달성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를 최대한 미루거나 없던 일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와 재무제표의 신뢰성 문제 등을 제기하며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입장을 피력한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도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인수 무산이 현실화되면 다음 수순은 서로에게 책임을 넘기기 위한 소송 전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경쟁사들이 대규모 손실로 쓰러지는 틈에 앞서 나갈 기회를 얻었지만, 매각이 미궁 속으로 빠지면서 재정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적자였던 만큼 화물 반사이익이 사라지는 내년에는 흑자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매각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어 체질 개선 기회를 얻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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