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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재명이 불지핀 선명성 경쟁… 與주자들 '대선 액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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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하는 여권] 부동산·보선공천 문제에 제색깔 발언… 주류와 차별화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들이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지를 두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정(黨政)이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자 일제히 '반대' 입장을 밝혔던 대선 주자들이 당 소속 시장들의 성추문으로 발생한 보궐선거 공천 문제에서도 자기 입장을 밝히고 나온 것이다. 다만 내년 보선은 차기 대선 향방과도 맞물려 있어 '원칙론'과 '현실론'으로 엇갈렸다. 차기 대선을 내다본 분화가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보궐선거 공천 놓고 엇갈리는 대선 주자들

서울시장·부산시장 보선 공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불을 지폈다. 이 지사는 20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공천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후보를 내면 국민은) '또 거짓말하는구나' (생각할 것)"라고 했다. 당 소속 공직자의 '중대한 잘못'으로 치러지는 재·보선에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규정한 민주당 당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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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8·29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공천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왔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재·보궐 승패가 중요한지는 당원 여러분이 더 잘 아실 것"이라며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공천까지는) 두 차례 고비가 있는데, 당헌 준수와 국민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절차"라고 했다. 재·보선 공천과 관련한 당헌 조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하던 2015년 신설됐다. 그럼에도 대선 1년을 남겨놓고 치러지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선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당헌을 개정해서라도 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당대표 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으로서 어떤 길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에 대해 당 내외에 지혜를 여쭙겠다"고 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주변에서 찬반양론이 다양하게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지금 공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야당의 '판 키우기'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 보고 있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측은 "당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차기 주자들 '선명성 경쟁'… 권력 분화 시작됐나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임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으로 치러지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재직 중 성추문에 휘말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도 이 문제와 관련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라 민주당 지도부는 보선 공천 문제를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차기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온 것은 독자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여권 차기 주자들은 지난 19일 당정이 검토해온 그린벨트 해제에 일제히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왔다. 김태년 원내대표 측은 전날까지도 "그린벨트 해제에 찬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정세균 총리와 주례 회동 후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하루 만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주자들의 반대에 청와대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정권 초반 같았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권 수뇌부에선 "원팀(one team)"을 강조하며 정책이나 현안에 대해 이견 표출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이 실패로 드러나고 '오거돈·박원순 성 추문' 사태로 민심 이반이 가속화하면서 차기 주자들의 자기 목소리 내기는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이런 움직임이 현 정권 주류 기조와의 차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최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자마자 '그린벨트 해제 반대' '보궐선거 불공천'을 주장하고 나온 것도 이런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 지사가 '선명성'을 내세워 차기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치고 올라오는 만큼 현재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의원도 자기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세균 총리도 정치적 제약은 있지만 정책 이슈에서 차별화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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