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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옮겨 적는 장인 '사경장' 국가무형문화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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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보유자에 김경호씨 인정

뉴스1

불경 필사 모습.(문화재청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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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베끼는 작업을 하는 장인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 받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사경장'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김경호씨(57·서울 서대문구)를 보유자로 인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베끼는 일 또는 베낀 경전을 의미한다. 사경장은 이를 하는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는 삼국시대 전래된 불교의 경전을 세상에 널리 보급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8세기 중엽 목판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점차 스스로 공덕(功德)을 쌓는 의미로 변화했다.

통일신라 시대 때(745~755년) 제작된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호)이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물이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국교가 되면서 국가의 발전과 개인의 복을 기원하기 위한 사경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고려사 등에 따르면 국가에서 사경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기관을 운영했고, 당시 사경은 국가 최고의 역량을 동원한 당대 문화의 집약물이었다.

특히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등 금자·은자 형식의 사경이 많이 제작됐고, 충렬왕 대에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을 파견하는 등 대외적으로 고려 사경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했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서 명맥은 유지됐다.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 변상도(불교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 제작, 표지 장엄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친다.

사경 제작에는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숙련된 기능은 물론이고 경전의 오자·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에 사경장 첫 보유자로 인정된 김경호씨는 전통 사경체(寫經體)를 능숙하게 재현하는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 기관에서 사경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오랜 기간 사경의 전승을 위해 활동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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