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성추행 '광주 스쿨미투' 교사 5명, 2심도 벌금형

교사들에게 500~1500만원 벌금

재판부 "청소년 추행, 죄질 나빠"

광주고법 전경./조홍복 기자

학교에서 제자를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한 사건인 ‘광주 스쿨 미투’에 연루된 여고 교사 5명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사 7명의 항소심에서 윤모(60) 씨 등 5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벌금형을 선고한 5명 중 4명에게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다. 나머지 2명은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도해야 할 교사들이 청소년 피해자들을 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고 사회·윤리적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다만 추행이나 신체적 학대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하고 일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들 교사는 2016~2018년 재직 중이던 광주의 한 여고에서 여학생 다수를 추행하거나 언어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학생의 등을 쓰다듬으며 속옷 끈을 만지거나 손에 깍지를 끼며 추행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 모두 신체적 추행은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는 훈육 과정에서 자주 일어나는 수위와 반복성 등을 토대로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일부를 무죄로 인정했다. 교복 단추가 풀린 점을 지적하며 “이러면 남자친구가 좋아하느냐”거나 치마가 짧다며 “언덕 내려가다 넘어질 때 속옷 보인다”고 한 점은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2018년 7월 이 학교 교사 다수가 제자들을 성추행·성희롱해왔다는 폭로를 접수하고 수사를 의뢰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교사 2명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 혐의로 이미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파면됐으며, 학교 측은 이들을 포함해 총 18명을 징계 조치했다. 당시 시교육청은 “성추행, 성희롱, 부적절한 언행의 경중에 따라 징계요구 대상과 수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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