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개인 매매비중 70%…기관·외국인 영향력 약화
"개인 핵심주체로 나서면서 기업실적보다 이슈에 민감"
코스피 상승 마감…2,200선 회복 |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개인투자자가 증시의 핵심 수급 주체로 떠오른 가운데 주가가 기업실적과 같은 기초여건(펀더멘털)보다는 이슈 변화에 민감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0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13조1천억원에 달했던 6월보다는 줄었지만, 작년 7월(4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를 웃도는 거래 규모다.
개인 투자자의 평균 매수거래 매매 비중은 이달 들어 평균 70.81%로, 지난달의 67.18%를 오히려 상회했다.
증시 거래가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수급 영향력은 더 강해졌다는 의미다.
최근 개인이 증시에 주력 투자 주체로 등장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변화에 크게 좌우됐던 주식시장의 체력이 한층 강해졌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 비중 확대가 주가와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코스피 상장사 153개사(실적 전망치 3개 이상 기업 기준)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달 초 기준 23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기업실적 전망은 꾸준히 하향조정 돼온 상태다.
반면 코스피는 최근 2,200선 위로 올라서며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기업실적 전망은 회복되지 않았지만, 장기 전망이 긍정적인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업종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국 증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개인 주식 투자자 유입을 두고 '동학 개미'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것처럼 미국에서는 초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이름을 딴 '로빈후드' 투자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영향력이 약화한 가운데 개인이 수급 주체로 나서면서 펀더멘털보다는 이슈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장은 숫자로 보이는 실적보다는 보이지 않는 꿈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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