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원순 서울시장 유해 13일 오후 5시 25분 경남 창녕 도착
생가에서 7분 가량 제사 지낸 뒤 장지로 이동
부모님 묘소 바로 앞에 박 시장 묘소 마련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고향에 묻혔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는 박 시장은 유언에 따라 장지는 선영이 있는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1리로 정했다. 박 시장의 유해는 이날 낮 12시 50분 서울추모공원을 떠나 오후 5시 25분 경남 창녕에 도착했다.
박 시장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과 전국 곳곳에서 모인 추모객에 취재진까지 더해져 장가1리 마을은 북새통을 이뤘다. 종일 내리던 비는 박 시장의 운구차가 도착하자 그쳤다.
박 시장의 생가에는 영정 사진과 함께 제사상이 차려져 있었다. 장례위원회는 박 시장의 유가족과 친지 외에는 생가 출입을 통제했다. 생가 주위에는 추모객 200여명이 에워싸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제사를 지켜봤다. 제사는 친지 등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7분가량 진행됐다. 유가족 일부가 박 시장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추모객 일부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후 경남 창녕군 생가에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도착해 들어가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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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박 시장의 유해는 장지로 이동했다. 장지는 생가와 500m가량 떨어져 있다. 박 시장 지지자들로 구성된 ‘박원순 팬클럽’ 상임대표를 맡은 진영출(66)씨는 “박 시장의 실종 소식을 듣자마자 선영으로 뛰어 올라가 박 시장을 찾았던 곳”이라며 “다음날 사망 소식을 듣고 매일 선영에 올라와 장지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묘소는 박 시장 부모 묘소 바로 앞에 마련됐다.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묘소는 유족의 뜻에 따라 야트막하게 살짝 솟은 정도의 봉분 형태로 소박하게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장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 시장 친척인 박모(86)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벼락을 맞은 듯했다”며 “중학교 때부터 천재 소리를 듣던 모범생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시장의 8촌 친척인 박모(84)씨는 “3년 전 6촌 형님 장례식장에서 박 시장을 본 게 마지막이 됐다”며 “집안에 큰 인물이 나와서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후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경남 창녕군 생가를 방문 한 뒤 장지로 향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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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의 고향인 장가1리는 박씨 집성촌으로 주민 60여명 대부분이 박 시장의 친척이다. 박 시장은 생전에 종종 고향을 찾았다. 정치적 해석도 있었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는 평가도 있다.
박 시장은 중학교 때까지 창녕에 머물다 경기고로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다. 그러다 장마면사무소에 방위병으로 근무할 때 잠시 창녕에 머물렀다. 이후 박 시장은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창녕을 찾았다. 2017년 1월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첫 방문지가 경남 창녕군 장마면 장가1리에 있는 선영이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 발인이 엄수된 13일 오후 경남 창녕군 박원순 시장 생가에 추모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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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2018년 서울시장 3선을 노리면서도 고향을 방문했다. 그 해 4월 29일 고향 선산을 찾아 조상들에게 참배하고 팬클럽 회원들이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했다. 박원순 팬클럽 상임대표 진영출씨는 “2018년 창녕을 방문한 이후 시정이 바빠 고향에 내려오지 못했다”며 “최근 전화 통화로 6월 중순에 창녕을 오기로 했다가 7월 초로 미뤘는데 결국 박 시장을 못 만났다. 이제라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녕=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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