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6만명의 친문 성향 유튜버 ‘정치초단’은 12일 ‘박 시장님은 당했다! 그 여성의 변호사도 수상하다… 거짓-공작을 의심하는 시민들’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박 시장의 죽음이 ‘여권 대선 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오랫동안 기획된 보수 진영의 음모’라며 ‘같은 여자라면 1%든 마음이 없으면 그럴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영상은 “노무현, 한명숙, 안희정, 김경수, 노회찬, 오거돈 박원순… 다음 타깃은 누구인가”라는 설명으로 끝난다. 이 영상을 만 하루 만에 20만명이 봤다. 이 글을 본 시청자들이 “가짜(미투)다” “그 여자 찾아내서 한강에 뛰어내리라고 합시다” 등 공격적 댓글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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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튜브 가짜 뉴스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대·재생산된다. 친여(親與) 성향 커뮤니티 클리앙과 딴지뉴스 등에는 13일 “자살 자체가 의문” “결국 박 시장은 타살” “자살을 당했다(타살)”는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는데, 주로 유튜브 방송이 근거였다. 일부는 “성추행 사건이라는 불명예를 사전에 그림 그려 놓고, (경찰이) 외부에 흘린 것”이라고도 했다.
반문(反文) 진영에서도 가짜 뉴스가 나온다. 같은 날 ‘일베’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하필 숙정문에서 죽은 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시물이 인기를 끌었다. 출처는 가로세로연구소. 이 채널에서 강용석 변호사는 “숙정문은 숙청문이라고 한다. ‘사람을 숙청했다’ 이런 뜻”이라며 “다잉(dying·임종) 메시지”라고 했다. 요약하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박 시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주장이었다. 방송에선 “‘숙정문’을 거꾸로 읽으면 ‘문정숙’이고, 결국 문재인 대통령 이름에 김정숙 여사 이름을 겹쳐 부른 것”이란 내용도 나왔다. 이 영상에도 반문 성향 네티즌들이 호응하는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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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첨예한 갈등 현안이 있을 땐 각 지지자들이 소위 ‘듣고 싶은 뉴스’만 듣는다”며 “결국 극단적 가짜 뉴스를 진실로 받아들이며 갈등이 증폭되는 것”이라고 했다.
[조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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