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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해찬 "피해 여성의 아픔에 위로 표한다" 대리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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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는 상태에서 임기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이해찬 대표의 사과가 사흘 만에 나왔다. 그러나 당 수석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전한 ‘대리 사과’였다.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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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이 치러진 13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로 당 고위전략회의를 열었다. 회의 종료 직후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대표님 메시지’라며 이해찬 대표의 말을 전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 시작 전 “박원순 시장의 장례를 마쳤다. 예기치 못한 일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 당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강 수석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가 정확히 무엇에 관해 사과하는지를 두고 곧바로 질문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어떤 노력을 뜻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강 수석대변인은 “앞 부분에 말씀드린 내용”이라고만 했다.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여성 측이 이날 오후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다음 주에 입장을 또 내신다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하면 더 이야기를 해보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입장을) 드린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박 전 시장 빈소 조문 직후 한 기자로부터 “고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는데 당 차원에서 대응하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것(질문)을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느냐.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라고 욕설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변인단이 해당 기자와 언론사에 대신 사과를 했지만, 이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혀서 한 것은 아니었다.

이날 기자협회는 "당 대표의 잘못에 수석대변인이 사과를 한 것은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해찬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와 결자해지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기자에게 욕설한 것에 대해선) 오늘은 그 논의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장·차관급 인사가 잇따라 낙마한 것과 관련해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한 것을 두고 “17초 대독 사과”라며 비난했다. 문희상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우롱 행위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했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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