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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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한 마디도 입을 뗄 수 없었고, 숨쉬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서 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권변호사로서 살아오신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아 개인적 충격과 일종의 원망만으로도 견뎌내기 힘들었다”며 “그런데 개인적 슬픔을 헤아릴 겨를도 없이 메시지들이 쏟아졌다”며 운을 뗐다.
현재 법무부에서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서 검사는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했고,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 냈으니 책임지라 했다”고 썼다.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말하는 분도, 피해자 옆에 있겠다 말하는 분도 부러웠다”며 “어떤 분들은 고인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이 무죄추정도 모르고 명복을 빌 수 있는 게 부럽다는 소릴 하냐고 실망이라 했고, 어떤 분들은 입장 바꿔 네 가해자가 그렇게 되었음 어땠을지 상상해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도 국가기관도 아닌 제가 감당해야 할 일들은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었다”며 “능력과 분수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말을 해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서 검사는 “도져버린 공황장애를 추스르기 버거워 저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한마디도 할 수 없는 페북은 떠나있겠다”고 했다. 이어 “참으로 세상은 끔찍하다”며 글을 마쳤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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