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텃밭서 트럼프 46%·바이든 45%
플로리다·애리조나 등 감염확산 '선벨트'서 정부 비판 확산
플로리다주 하루 감염자 1만5229명 미국내 최대 기록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미 대선 지형을 바꾸고 있다. 한쪽 당(黨)의 텃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계기로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한 경합주로 변신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텍사스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CBS방송과 유고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에서 46%, 조 바이든(민주당 대선 후보)은 45%의 지지율을 얻었다. CNN 방송은 이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텍사스주 여론조사가 눈이 튀어나올 정도라면서 텍사스주가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댈러스모닝뉴스와 텍사스주립대학 타일러 캠퍼스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바이든이 46%의 지지를 얻어 41%를 차지한 트럼프 대통령보다 오히려 5%포인트 높았다. 이번 대선 구도가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의 구도로 확정된 후 진행된 지난 4월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43%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 것은 텍사스주가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52%의 득표율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9%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그나마 힐러리는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차이로 패한 민주당 대선후보라고 CNN은 전했다. CNN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이 텍사스주에서 승리할 경우 민주당 소속 후보로는 1976년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44년 만에 첫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텍사스는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선거인단(38명)이 많은 만큼 대선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는 텍사스에 그치지 않는다. CBS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플로리다주에서 48%의 지지율을 얻어 42%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에 6%포인트 앞섰다. 플로리다주는 선거인단 수가 29명에 이르는 대표적인 경합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전 대선에서 플로리다에서 49%를 득표해 47.8%에 그친 클린턴을 제치고 선거인단을 독식한 바 있다. CBS 유고브 조사 결과 애리조나 주에서 두 사람은 각각 46%로 동률을 기록했다.
CBS 방송은 코로나19 사태가 '선벨트' 지역의 대선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CBS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지가 된 이들 지역 주민들이 주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불만을 드러내며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주의 주지사는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CNN 방송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바이든이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고 10개 핵심 경합주에서도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들 지역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악화일로다. 플로리다의 경우 이날 하루에만 1만5229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 내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치다. 하지만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는 지난 11일 재개장을 강행해 감염 예방 조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도 심상찮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23만370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직전까지 최대치이던 지난 10일 22만8000여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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