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차기 대선 유력 주자 숨져…범여권 동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홈페이지에 10일(현지시간) 게재된 박원순 시장 사망 보도 기사.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홈페이지 캡처 |
10일 새벽 박원순 서울 시장의 사망 사실이 전해지자 일본 언론이 관련 소식을 발 빠르게 보도했다.
일본 공영 방송 NHK는 이날 새벽 1시에 “수도 서울의 박원순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며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날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았으며 오후 5시 20분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남아있던 가방이나 휴대전화 등의 소지품으로 신원을 확인했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NHK는 박 시장을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2011년 처음 당선돼 인구 1000만 명의 수도 행정을 이끌던 진보진영의 리더”라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2022년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꼽혔던 서울시장 박원순이 숨진 채 발견됐다”며 사망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또 “박 시장이 5월 여론조사에서 60.5%의 지지율을 얻는 등 서울 시정은 안정돼 있었다”며 “박 시장의 사망으로 범여권에서 동요가 일고 있다”고 한국의 분위기를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박원순 시장의 시신이 청와대 뒤에 있는 산 근처에서 발견됐다”며 “오후 5시 이후 (박 시장의) 딸이 ‘유언과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왔다’며 신고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 “(박 시장은) 변호사로 일하던 1990년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송을 담당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설립에도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서울 성북구 와룡공원에서 10일 오전 최익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도 일제히 보도됐다. 교도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했던 박 시장의 전 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을 고소했다”고 전했다. NHK는 “경찰이 고소장을 그제 접수한 것을 인정했지만 내용은 수사 중이라며 언급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찰이 박 시장의 조사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박 시장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 이력도 주목했다. NHK는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박 시장이 2000년에는 ‘국제 법정’에서 검찰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국제 법정이란 2000년 12월 일본 도쿄에 세워진 여성국제전범법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비판하기 위한 민간 행사였다. 박 시장은 당시 남북공동 검사단의 일원으로 재판에 참여했다. NHK는 또 “2017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설치한 시내버스에 박 시장이 승차했다”며 “정치적 퍼포먼스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 역시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후에도 종종 일본의 전쟁 책임을 언급했다”며 “2017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서울시 시내버스에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투데이/최혜림 수습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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