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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DLF·라임·옵티머스 사고 없는 '안전은행'에 돈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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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KB국민은행,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잔액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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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사모펀드 잔액 추이/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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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대형 사모펀드 사고’를 모두 피한 KB국민은행이 은행 간 경쟁이 격심했던 PB시장에서 한판승을 거뒀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경영진의 판단과 금융투자상품의 판매 시스템이 남달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4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DLF(파생결합펀드),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를 전부 빗겨갔다. 다른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달아 터진 사모펀드 사태에 몸살을 앓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은행이 사모펀드 사태의 무풍지대라는 점은 판매 실적으로도 증명된다. 4대 은행 중 홀로 사모펀드 잔액이 늘어서다. 반기마다 조 단위로 숫자를 경신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5조원대였던 잔액은 하반기를 지나며 6조원대로, 올해 상반기인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7조5000억원대로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신한·우리은행은 4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하나은행의 경우 3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렇다 보니 자산가로 분류되는 고객들은 국민은행 PB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 국민은행 서울 소재 PB센터 관계자는 “보통 자산이 많은 고객들은 금융기관 여러 곳을 거래하는데 국민은행 쪽으로 자금을 좀 더 옮길지 문의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모펀드 사태가 은행권 전체를 할퀴면서 PB 영업 자체가 확대되진 못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국민은행 WM(자산관리)쪽 실무진을 불러 투자상품 판매 비결을 알아보기도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임원회의에서 국민은행을 모범 사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 자리에서 국민은행 실무진이 직급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이러한 점이 리스크를 막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관전평이 나왔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사모펀드 사태를 피한 비결은 ‘꼼꼼함’으로 설명된다. 한 PB는 “위험요소가 걸러질 수밖에 없게 꼼꼼하고 보수적이어서 상품 출시까지 한참 걸린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금융투자상품 출시부터 관리까지 무려 14단계의 절차를 밟는다. 상품을 선정하는 데만 시장환경 점검, 운용사 선정, 상품성 검토 등 8단계를 거쳐야 한다.

상품을 심의하는 협의체도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투자상품 사전협의체 심의를 거쳐 일정 수준의 점수를 통과하면 WM상품위원회에서 의결한다. 금융투자상품본부장과 리스크·소비자보호·준법 등 유관부서 관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참석위원 3분의2 이상이 동의해야 최종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내부에선 상품 하나 팔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고 할 정도다.

또다른 비결은 ‘쏠림 방지’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투자상품 분산판매를 강조하며 KPI(핵심성과지표)까지 개편했다. 고위험상품의 판매 비중이 50% 이하여야 하고 펀드 종류도 주식형·혼합형, 채권형·대체투자 등으로 분산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금감원의 DLF 문의와 관련해서도 “리버스형 상품으로 오히려 수익을 냈지만 고위험상품은 자체 ‘밴드’를 설정해둔 터라 더 많이 팔 수 없었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 2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손실구간으로 내몰린 게 계기가 됐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수가 오르면서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 됐지만 상품판매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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