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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파죽의 4연승' 상주 김태환 감독 "격리생활, 자동강등? 우리에겐 호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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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20 K리그1 수원 삼성과 상주 상무의 경기가 2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상주 김태완 감독이 경기 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누구도 예상치 못한 폭주기관차와 같은 상승세다. 선두이자 1강 전북 현대까지 꺾었다.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K리그1 상주 상무 이야기다. 상주는 최근 4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두며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창단 이후 최고 순위를 넘볼 만큼 탄탄한 경기력을 연일 뽐내고 있다.

시즌 전만해도 상주의 상위권 도약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최하위 후보로 지목을 받았다. 상주는 사실 올시즌 준비가 원활하지 않았다. 악재의 연속이었다. 코치진의 대규모 개편이 있었고,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격리 생활까지 경험했다. 또한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군 팀의 특성상 외박, 외출 등이 금지돼 사실상 장기간 실전 경험 없이 개막을 맞았다. 그 결과 개막라운드 울산과 경기는 0-4 대패로 이어졌다.

하지만 불안한 출발과 달리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은 안정화됐다. 상주 김태완 감독은 시즌 개막전 격리생활이 팀을 하나로 뭉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주 선수단은 지난 1월말 중국 메이저우 전지훈련에서 조기 귀국해 국군체육부대 내에서 2주간 격리생활을 했다. 타 종목 선수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훈련 그라운드와 라커룸으로 쓰는 공간에서만 2주를 지냈다. 외부 음식도 전혀 접하지 못한 채 긴 시간을 버텼지만 그 기간이 선수단에게는 좋은 추억이 됐다. 김 감독은 “당시 2주간은 모두가 오로지 축구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격리생활동안 우리가 올시즌 어떤 축구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함께 붙어 있으면서 전술과 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상주는 올시즌 K리그에서 활동하는 마지막 해다. 연고지 협약 만료로 인해 내년시즌 상무(국군체육부대)는 다른 연고지를 새 둥지로 삼게된다. 올해 성적에 관계없이 팀은 차기시즌에 2부리그로 강등된다. 그로 인해 상주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승점자판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선두권을 위협하는 대항마로 등장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나부터도 결과 중심의 축구를 해왔던 것 같다. 올시즌에는 그런 것보다 선수들이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다. 결과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서 그런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상주는 수준급 선수들이 꾸준하게 유입되지만 반면 20개월 남짓 생활을 하고 떠나기 때문에 이들을 조련하는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크다. 그로 인해 올시즌 상주 돌풍의 원동력으로 김 감독의 지도력이 주목받고 있다. 팀이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이어가자 외모가 비슷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 빗대 ‘펩태완’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김 감독은 자신의 별명에 대해 “사실 부담스럽다. 그거 때문에 안티도 많이 생겼다”고 전한 뒤 “좋긴한데 받아들이기 좀 그렇다. 감사하지만 거품이 곧 빠질거다”라며 싱긋 웃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 복무기간 동안 다치지 않고, 전역 이후 자신의 자리에서 더욱 빛날 수 있길 기대한다. 그는 “모두가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모두 선수들 덕분이다”라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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