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세계 속의 북한

BTS 미끼로… 美친북단체, K팝팬들에 "6·25는 북침" 서명운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K팝팬 위한 트위터, 홈페이지 만들어

BTS, 트와이스, NCT재현 등 트위터에 거론

탄원서에 '미국이 北 침공' '미국 한국 점령'

조선일보

지난 2015년 위민크로스DMZ가 평양을 방문한 뒤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 당시 보수단체들은 "북한으로 돌아가라"며 이들의 활동을 비판했다. /조선일보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의 친북 인사들이 한국의 역사를 왜곡하면서 K팝 팬들을 속여 친북 활동을 하도록 하게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K팝 팬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백악관과 의회에 온라인 탄원서를 넣을 수 있도록 해놓고, 그 문구에 “미국이 한국을 부분적으로 점령했다” “미국이 북한을 침공했다”는 등의 내용을 적어 놓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선 ‘한국 평화를 위한 K팝(Kpop For Peace Korea· kp4kp)’이란 사이트와 트위터 계정이 만들어졌다. 이 계정을 정확히 누가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이트엔 다만 ‘한반도 종전과 평화를 위한 여성행동’ ‘위민크로스 DMZ’ 등 6개 단체의 웹사이트 링크가 올려져 있었다. 위민크로스는 지난 2015년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에서 김일성의 업적을 칭송해 종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위민크로스를 이끄는 크리스틴 안씨는 트위터에 ‘한국평화를 위한 K팝’과 관련해 “꿈이 이뤄졌다”고 적기도 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본지에 “이들 단체와 관련이 있는 인사가 이 K팝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위민크로스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 평화를 위한 K팝’ 웹사이트와 트위터 계정에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한국 평화를 위한 K팝' 트위터. BTS, NCT재현, TWICE 팬들이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p4kp 트위터 계정은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을 표방하는 kp4kp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K팝팬들의 행동주의가 강력한 힘이 된 시대에 열정적인 개인들이 움직이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색용 태그로 #K팝, #BTS, #NCT재현, #TWICE(트와이스) 등 한국 대표 아이돌 그룹 이름을 써놓았다. 이들 팬들이 검색하다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들은 트위터에서 미국의 제재로 북한 어린이 6만명이 기아상태의 위험에 처했고,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이 어렵다고 했다. K팝 소년·소녀들이 보는 페이지에, 북한 김씨 왕조의 핵개발과 강제수용소 운영이 국제적인 대북제재를 불러왔다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들이 K팝 팬들을 이용해 의회·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탄원서를 보내려 만든 페이지는 더욱 황당하다. 이들은 kp4kp 홈페이지의 첫 항목으로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연결시켜 놓았다.

이들은 한국전 종전을 요구하는 탄원서 영문과 한글판에 “한국은 조지워싱턴대 졸업생이었던 이승만을 한국에 보내 독재자로 군림하게 했다”며 “미국은 이승만 정권에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공산주의자’란 낙인을 찍고 이승만이 그들을 고문하고 죽이는 것을 도왔다”고 했다.

또 영문판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설명하며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후안 과이도 같은 조지워싱턴대 출신’이라고 적었다. 미국의 극좌 단체들은 대부분 베네수엘라 경제를 파탄에 빠뜨린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을 지지한다.
조선일보

'한국 평화를 위한 K팝' 홈페이지에 연결돼 있는 종전선언 촉구 탄원서 한글본. '1950년 가을에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고 거의 모든 도시를 파괴시켰다'는 등 6.25 남침을 부정하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트위터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남침 사실 조차 부정했다. 이들은 탄원서에 “나라가 둘로 분단되고, 그 분단으로 인한 남북양측의 대립이 한국전쟁(6·25전쟁)을 일으켰다”며 “1950년 가을에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고 거의 모든 도시를 파괴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이후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OPCON)으로 한국을 부분적으로 점령하고 북한과 평화조약을 맺을 수 없도록 해왔다”고 했다.

이들은 탄원서에 “최근 2년간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국 국민들은 문재인씨를 대통령으로 뽑아 북미회담을 실현 시켰다”며 “지금 이때에 한국 전쟁을 종식시키는 지원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핵 전쟁이 일어나면 이것은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했다.

※당초 본지는 ‘한국 평화를 위한 K팝’ 사이트와 트위터 계정을 위민크로스DMZ 등 미국내 친북·좌파 단체들이 운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위민크로스DMZ는 ‘한국 평화를 위한 K팝’ 사이트와 트위터 계정과 자신들이 전혀 상관이 상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 부분의 기사를 수정해 다시 올렸습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