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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강남권 개발 이익이 강남에만 독점 되어서는 안된다. 이는 강남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긴다. 서울시는 공공기여금의 사용처를 ‘서울전역’으로 확대해줄 것을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2015년부터 20여차례 걸쳐 공문, 면담, 정책 협의를 통해 꾸준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개정하지 않고 있다.”(박원순 서울시장)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면, 고위공직자에 대해서 주식 백지신탁제처럼 필수부동산(주거용 1주택)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1 정책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입법을 국회와 정부에 요청한다.”(이재명 경기도지사)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한다. 솔직히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 것이다.”(원희룡 제주도지사)
여야 잠룡들이 말도많고 탈도 많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견·시각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를 직접 겨냥해 정책 개선을 요구하거나 대안까지 제시하는가하면 청와대의 ‘1주택 외 주택 처분’을 권고했다가 강남아파트를 남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겐 “강남 불패의 시그널을 줬다”며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나아가 무주택이거나 1주택자임을 강조하며 부동산 해결사로서 차기 대선 후보 적임자임을 어필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감지돼 이들간 입씨름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여권의 유력 차기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서울 삼성동 GBC(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사업 공공기여금의 광역(전국) 사용 필요성을 지적하면서다.
그는 강남권 개발이익을 강남권에서만 써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 독점이 강남과 강북 불균형을 부추겨 부동산 폭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수방관하는 국토부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는 지난 5월 GBC 착공을 승인했다”며 “시민을 위한 멋진 공간이 생겨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다”고 토로했다. GBC는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통합 사옥이다.
그는 “현행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의해 GBC 건설로 생긴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을 강남에만 쓰도록 강제돼 있기 때문”이라며 “강남 개발 이익금이 강남만을 위해 투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기여금은 서울시가 용도변경이나 용적률 상향 등 규제를 완화해주는 대가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는 제도를 뜻한다.
박 시장은 “강남권 개발 이익이 강남에만 독점돼서는 안 된다”며 “이는 강남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뿐 아니라 서울 전체의 균형 발전을 바라는 시민의 바람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 권한을 가진 국토부를 향한 날선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서울시는 공공기여금 사용처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는 ‘개발 이익의 광역화’를 2015년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공문, 면담, 정책협의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며 “국토부 담당자들은 아직 이를 개정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라며 “시행령 개정을 수용해 달라”고 국토부를 압박했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은 자신이 무주택자임을 밝히며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잠룡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점을 어필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는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이 ‘다주택 보유에 대해 이달 중으로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는데 죄송하지만 따지고 보니 (저는) 집이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 통합당에는 다주택 보유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며 통합당을 견제함과 동시에 자신의 무주택을 강조했다.
또다른 여권 거물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인사부터 정부 고위공직자까지 싸잡아 겨냥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고위공직자에게 주거용 1주택 등 필수부동산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금지하는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주장했다.
백지신탁은 공정한 공무 수행을 위해 임기 동안 공직자의 재산을 은행 등에 맡겨 권리 행사를 중지토록 한 제도다.
이 지사는 “주식백지신탁을 도입한 마당에 부동산백지신탁을 도입 못할 이유가 없고 또 반드시 해야 한다. 좋은 부동산정책을 만들려면 정책결정에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며 입법을 국회와 정부에 요청했다.
앞서 그는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국토보유세와 함께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최근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자신의 부동산 핵심 정책을 대안으로 또다시 이를 꺼내든 것이다.
야당(미래통합당)의 차기 대권 기대주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작심하고 저격했다.
앞서 노 비서실장은 지난 2일 이달 안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중 한 채를 처분하기로 했지만 강남 아파트(서울 서초구 반포동)가 아닌 충북 청주시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하면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운동권 출신 586도 강남 아파트에 집착한다”며 “솔직히 이념보다 돈을 더 믿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강남 아파트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그러니 강남 집값 잡겠다는 정치인과 관료도 강남 집을 팔지 않는 것”이라며 “‘강남불패’의 시그널이 정권 핵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강남은 커녕 서울에 집이 없다. 제주도에 지금 ‘사는 집’ 한 채 있다”며 “공적 일을 하는 정치인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안 된다고 믿기 때문이고, 정치인의 기본자격이 ‘솔선수범’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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