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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고 최숙현 동료들 추가 피해 폭로, "한 달 10일 이상 폭행 당해" [회견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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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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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여의도, 이균재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의 고(故) 최숙현 선수와 관련된 추가 피해자들이 입을 열었다.

고 최숙현 선수를 벼랑으로 내몬 가해자들에게 피해를 입은 또 다른 동료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추가 피해자들을 도와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2명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과 팀 닥터라고 불린 치료사, 선배 선수가 최숙현에게 가혹 행위를 한 것을 비롯해 직접 피해를 본 사실까지 폭로했다.

이들은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어 있었습니다.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리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추가 피해자 기자회견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고(故) 최숙현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 생활을 한 동료 선수입니다. 오늘 저희는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어 있었습니다.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리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 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게 시켰습니다. 또한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더니 뺨과 가슴을 때려, 다시는 안 먹겠다고 싹싹 빌었습니다. 2019년 3월에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닥터가 술 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는데, 이미 숙현이는 맞으면서 잘못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빌고 있었습니다. 또한 설거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부모님과 회식 자리에서 감독이 아버지께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하고 어머니한테는 뒤집어엎는다고 협박까지 했습니다.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감독한테서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80~100만 원가량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가혹 행위는 감독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의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했습니다. 그 선수 앞에서 저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거 같았습니다. 같은 숙소 공간을 쓰다 보니 훈련시간뿐 아니라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력, 폭언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습니다. 주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또한 숙현이 언니가 팀닥터에게 맞고 나서 방에서 혼자 휴대폰을 보면서 크게 울고 있는 것도 “쇼하는 것”이라며, "휴대폰 보고 어떻게 우냐”, “뒤에서 헛짓거리한 것 같다”며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 취급을 하고 “도망갈까 봐서 달래줬다”라고 말했습니다. 주장 선수는 훈련하면서 실수를 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사정까지 했습니다.

감기 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았는데도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해 피멍 등 부상을 입어 훈련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피로 골절로 인해 반깁스해 운동을 못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주장 선수가 “꼴 보기 싫다”며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하루 종일 웨이트장이나 창고에서 숨어서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심지어 주장 선수는 술에 취해 잠이 든 상태에서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폰에 지문을 인식시켜 휴대폰 잠금을 풀고 카톡을 읽었으며 자신이랑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연락했다는 이유로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새벽에 억지로 연락을 하도록 시키는 등 폭언과 무시를 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습니다. 그러고는 팀을 나간다고 말하자 “너 팀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리고 그런 적 없다”고 협박하고 발뺌을 했습니다. 팀닥터는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말했으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을 뿐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는 담당 수사관은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가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으며, 어떻게 처리될 것 같냐는 질문에 “벌금 20~30만 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하여. 혹여나 벌금형을 받게 되면 제가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대회장에서 계속 가해자들을 만나고,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술인 조사 이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까지 느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발 디딘 팀이 경주시청이었고 감독과 주장 선수의 억압과 폭력이 무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그것이 운동 선수들의 세상이고 사회인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이 언니와 함께 용기를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이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故) 최숙현 선수와 저희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들은 처벌 1순위로 주장 선수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모든 운동 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아직까지 다른 피해자가 많은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체육계 선수분들의 구조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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