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후 투명화…경발협으로 개편
송파·구로·성동 경찰서 위원 모집 ‘0’
“유착고리로 지목, 매도된다고 생각”
위원 구성한 서울 경찰서 28곳 중 25곳, 회의 한 차례도 안 해
경찰 로고.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클럽 버닝썬 사태’ 당시 유착고리로 지목된 경찰발전협의회(옛 경찰발전위원회·경발협)에 대해 경찰청이 개혁 방안을 내놓자 일부 경찰서에서는 경발협 위원 지원자 자체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경발협을 구성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경찰서도 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31개 경찰서 가운데 송파·성동·구로 경찰서는 지난해 3월 버닝썬 사태 이후 당시 경발협 위원들을 모두 해촉한 뒤 이날 현재까지도 경발협 위원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경발협 위원들을 해촉한 뒤 경찰서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위원 모집공고를 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며 “위원 위촉을 할 계획이 현재로써는 없다”고 말했다.
송파경찰서 역시 위촉이 완료되지 못한 상태다. 이 경찰서는 현재 위원 위촉 작업을 진행 중으로, 이달 중순 출범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공고가 나간 뒤 전체 모집인원 20여명 중 3, 4명만 응모했다”며 “이후 정보과를 통해 추천을 받아 인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버닝썬 사태 후 경발협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결탁세력으로 매도당한다는 생각하는 탓에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6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경발협 운영규칙’(경찰청 훈령)에 따르면 경발협 위원의 위촉이 완료되면 이들 명단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경발위는 1999년 제정된 경찰청 훈령으로 출범한 단체다. 기업가, 자영업자, 의료진 등 30명 정도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2~3개월에 한 번씩 해당 지역 경찰 지휘부와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버닝썬 사태 당시 클럽의 주요 주주가 서울 강남경찰서 경발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착고리로 지목됐다.
버닝썬 사태 당시 경발위를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역 현안 소통 창구로 경발위의 순기능을 강조하며, 경발위를 경발협으로 개편해 투명화하는 방향으로 훈령을 개정했다. 이후 경발협 운영규칙을 제정, 지난해 9월 26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정 훈령에는 시민단체, 자영업자 등으로 위원을 구성할 때 특정 직군에 위원 수가 편중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개정 훈령이 시행되면서 경발협 위원 참여 희망자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개정 훈령에 따라 위원을 꾸려 경발협을 구성한 경찰서조차도 경발협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의 경우 위원 명단을 이미 구성한 28곳의 경찰서 중 25곳이 올해 경발위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도봉경찰서 경발협은 올해 1월 21일 마지막 회의 이후 회의가 한 차례도 개최하지 않았고, 성북경찰서도 1월 9일 회의가 마지막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모임을 자제하라는 분위기가 있어 경발협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도 종암경찰서는 경발협 회의를 했다. 종암경찰서는 지난 5월 28일 경발협 회의를 열어 여성 범죄·디지털 성범죄 예방활동, 강력사범 검거 등을 소개한 뒤 민간과 경찰의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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