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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롯데 유일 '전 경기 선발', 유격수 외인 마차도의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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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롯데 마차도가 1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5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 선발 이영하를 상대로 2타점 동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딕슨 마차도(28)는 올해 롯데가 치른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2020시즌 KBO리그 외국인 타자 가운데 소속팀에서 전 경기 선발 출전한 선수는 로맥(SK), 페르난데스(두산), 터커(KIA), 라모스(LG)까지 총 5명이다. 그러나 수비이닝으로 따지면 마차도의 기록이 압도적이다. 5일 현재 51경기에 나서 441.1이닝을 소화했는데, KT의 외야수 배정대(457.1이닝)에 이어 리그 전체 2위다. 외인들 가운데서는 주전 1루수인 로맥(423.1이닝)이 그나마 마차도 뒤를 따르고 있다. 둘의 이닝 차를 경기수로 단순 계산하면 마차도가 약 2경기는 더 뛴 셈이다.

마차도는 애초 수비에 방점을 찍고 데려온 선수였다. 주로 하위타선에 배치됐기에 상위타선에서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해결사 역할까지 해야 하는 다른 외인보다 타격 부담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고척 키움전 딱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유격수로 뛰었다. 야수진 가운데 포수와 더불어 체력소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포지션이다. 지난 1일 창원 NC전에서 롯데가 컨디셔닝을 위해 내세웠던 파격 라인업에서도 마차도의 이름은 7번타자 및 유격수 자리에 포함됐다. 당시 허문회 감독은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 안치홍 등 팀 간판타자를 전부 제외했다.

사실 마차도는 5월 19~21일 KIA 광주 3연전에서 휴식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2루수 안치홍의 다리가 좋지 않았고, 마차도는 기꺼이 일정을 반납했다. 6월 16~18일 고척 키움시리즈나 19~21일 수원 KT시리즈에서도 하루 이틀 쉴 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안치홍과 오윤석이 햄스트링 동반 부상으로 동시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내야진에 균열이 크게 생긴 상태에서 마차도까지 빠지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마차도 역시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를 뛰기 때문에 체력적으론 지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날 컨디션에 최대한 맞춰서 뛰는 게 맞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며 프로의 책임감을 앞세웠다.

그러나 성적표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롯데가 개막 5연승을 달리는 동안 홈런 3개를 몰아치며 타율 0.389(13타수 7안타)로 방망이가 뜨거웠지만, 이후 45경기에서 홈런은 하나뿐이었고 타율은 0.259(185타수 48안타)로 떨어졌다. 최근 10경기 성적으로 좁혀보면 홈런 없이 타율 0.147(34타수 5안타), 이달 5경기만 따지면 타율 0.111(18타수 2안타)까지 급락했다.

7월 첫 경기에서 마차도는 소위 ‘산책주루’로 논란을 일으켰다. NC 유격수 노진혁이 타구를 더듬었는데 전력질주를 하지 않아 땅볼 아웃이 됐기 때문이다. 이튿날 허 감독은 “박종호 수석코치가 마차도와 직접 얘기했다. 한 번 더 그런 모습이 나오면 그땐 내가 직접 말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물론 기본 원칙을 안 지킨 선수가 1차 책임을 져야 하지만, 강행군으로 느꼈을 체력 부담도 정상참작할 만하다. 프로 세계에서 선수가 먼저 지도자에게 휴식을 요청하긴 쉽지 않다. 말이 나오면 이미 문제가 커진 경우가 많아 대부분 사령탑이 휴식 타이밍을 잡는 일을 어려워하곤 한다. 마차도에게 지적보다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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